국내 30대 그룹이 순환출자를 완전 해소하려면 3조5천억원 규모의 계열사 보유주식을 처분해야 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이중 순환출자 규모가 큰 상위 13개 그룹은 3조3천억원 규모의 계열사 보유주식을 처분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참여연대 소속 김진방 인하대 교수는 23일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대규모기업집단시책 태스크포스 5차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국내 30대 그룹 순환출자 해소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1% 이상의 지분으로 연결된 순환출자를 완전 해소하기 위해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주식을 매도하되 매도하는 주식의 순자산가액 합계를 최소화하는 방식에서 시뮬레이션을 했다고 설명했다.

분석결과 30대 그룹(2004년 4월 지정 기준)은 2005년 말 기준으로 츨자총액 81조4천400억원(순자산가액 기준) 중 4.3%인 3조5천200억원의 순환출자 지분을 해소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순환출자 규모가 큰 상위 13개 그룹은 출자총액 68조6천100억원 중 3조3천400억원의 순환출자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그룹별로 보면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를 해소하려면 1조1천900억원의 계열사 지분을 정리해야 돼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삼성그룹이 1조1천300억원으로 많았고 현대중공업그룹 2천900억원, SK그룹 2천200억원, 롯데그룹 1천400억원, 두산그룹 1천300억원, 동부그룹 1천억원 등의 순이었다.

현대차그룹은 기아차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제철 주식 21.4%(순자산가액 6천527억원)와 현대모비스 주식 18.2%(5천413억원)를 매도해야 순환출자를 해소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현대차그룹 총수 일가는 기아차 등 계열사 주식 1조1천757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순환출자를 해소하려면 삼성카드.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주식 39.1%(6천483억원), 삼성카드의 삼성화재 주식 4.7%(245억원), 삼성SDI의 삼성물산 주식 7.4%(3천413억원) 등을 처분해야 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 주식 41.9%(2천905억원)를 매도하거나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주식 9.9%(3천732억원)를 처분하면 순환출자를 해소할 수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산업개발.두산엔진.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하고 있는 두산 주식 19.8%(1천254억원)를 매도해야 한다.

동부그룹은 동부한농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동부화재 주식 4.8%(295억원)와 동부정밀화학 주식 21.6%(224억원), 동부생명이 보유중인 동부건설 주식 9.5%(499억원)를 각각 처분해야 한다.

다만 이번 분석 결과는 순자산가액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상장사 지분의 경우 시가를 기준으로 하면 이들 그룹이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정리해야 할 계열사 지분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한편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출자총액제한제도의 대안으로 악성 순환출자를 장기적이면서 단계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재 순환출자 해소가 어려운 곳은 14개 대규모기업집단 중 4곳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김 교수는 "현대차, 삼성, 두산, 동부그룹 등이 순환출자 해소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