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게임개발 기간은 게임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바다이야기 황금성 등과 같은 도박성 아케이드 게임은 번개불에 콩구워먹기식이 가능하다.
심지어 2주면 가능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온라인게임이 1~2년,PC게임이 6개월 이상,모바일게임이 2~3개월 량 걸린다는 점과 비교하면 말그대로 뚝딱이다.
게임개발 전문가들은 아케이드 게임 개발에 개발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그냥 만든다고 한다.
이유는 소프트웨어에 있다.
온라인게임처럼 복잡한 스토리와 배경 캐릭터 동작이 필요없는 간단한 소프트웨어만 만들면 작업은 사실상 끝난다.
아케이드게임에는 승자와 패자가 복잡한 과정을 거쳐 정해지는 온라인게임식 스토리가 없다.
그저 몇 가지 동작으로 확률만 조정하면 된다.
바다이야기 황금성 인어이야기에 쓰이는 소프트웨어가 간단한 이유다.
한 온라인게임 개발자는 "도박성 아케이드게임은 하드웨어(아케이드 게임기기)만 갖추면 사업의 95%를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소프트웨어는 그저 머리에 쓰는 모자 정도로 하드웨어에 얹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아케이드용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은 비주류 상가전문가,벤처기업,이직한 온라인게임 유경력자 등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바다이야기를 제조한 에이원비즈같은 벤처기업은 전문인력을 동원해 게임기를 만든 케이스다.
안다미로같은 업체도 청소년 오락실용 아케이드 게임기를 만들고 있다.
온라인게임 유경험자들이 도박시장 쪽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전후.스크린경마가 한창 인기를 끌 때쯤이다.
온라인게임업체에서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던 사람들이 게임기 제작에 참여했다.
이들에겐 게임엔진과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일과 그림판을 만드는 일,확률을 조정하는 일은 그야말로 '일도 아니다.
'2주면 개발이 끝난다는게 유경력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케이드 게임 업계에서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던 사람을 영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런 사람 한 두 명이면 1개월도 안 돼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온라인게임 개발은 훨씬 복잡하다.
아케이드 게임과 달리 시나리오 작업도 필요하고 개발팀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
디자인과 게임엔진을 개발해야 게임의 내용을 개발할 준비가 완료된다.
이 시점부터 그래픽과 캐릭터를 만들고 사내 테스트 등을 거치면 보통 1년을 훌쩍 넘기는 것은 다반사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게임류의 캐주얼게임이나 여럿이 접속해 괴물을 퇴치하는 게임(MMORPG),총을 쏴서 적을 죽이는 게임(FPS) 등은 모두 온라인게임이다.
이런 게임들은 아무리 짧아도 개발 기간으로 1년을 소요하는 게 보통이다.
MMORPG는 2∼3년이 걸리는 경우도 흔하다.
MMORPG의 대표작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나 웹젠의 '뮤'도 개발에 2년이 걸렸고 NHN이 지난해 내놓은 야심작 '아크로드'는 총 3년을 투자했다.
IMC게임즈의 '그라나도에스파다'나 웹젠의 '썬'은 개발에만 4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바다이야기 도박장에서 쓰는 게임기기의 역사도 재미있다.
우리나라에 아케이드게임기기로 첫선을 보인 제품은 일본산이었다.
1970∼1980년대 아케이드 게임기는 직사각형 외양과 중앙에 화면이 붙어있는 모양을 띠었다.
요즘 시각에서 보면 조잡하기까지 했다.
국산화 움직임이 인 것은 1990년대.오락실이 몰락하면서 대량 수입이 사라지고 일본에서 수입된 기기를 개조한 한국산이 인기를 끌었다.
용산전자상가에 납품하는 컴퓨터 판매상들이 게임기를 개조해 판매하기도 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