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그 달콤 쌉싸름한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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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페트병이나 캔으로 생산되는 녹차시장은 올해 작년보다 60% 이상 늘어난 7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티백이나 직접 우려 먹을 수 있는 찻잎 시장은 2400억원에 육박한다.
이 시장도 해마다 10% 정도씩 성장하고 있다.
전체 차(茶) 시장이 3000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 이처럼 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다례(茶禮)'를 배우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다도(茶道)'는 일본의 차 문화를 일컫는 말이다.
아모레퍼시픽 녹차연구팀의 김영경 책임연구원은 "요즘은 대학에서 녹차 관련 강의를 와달라고 할 정도로 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한국의 전통 차 문화
한국의 차 문화는 고려시대 때 녹차를 끼니처럼 자주 먹어 '다반사(茶飯事)'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로 발달했다. 828년 통일신라 흥덕왕 때부터 차를 재배하기 시작해 사찰을 중심으로 차 문화가 퍼져나갔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들어오면서 숭유억불(崇儒抑佛) 정책으로 차나무를 키우던 사찰들이 없어지기 시작하면서 차 문화 또한 사라져갔다. 고려시대 때는 제사를 지낼 때 차를 올려서 '차례(茶禮)'라는 말도 생겼지만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술이 차의 자리를 대신했다. 차 전문가들이 조선시대부터 일제 해방까지를 한국 차 문화의 공백기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45년 광복을 맞이하면서 미국의 영향으로 한국의 차 문화는 커피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후반 몇몇 기업이 본격적으로 차나무를 상업화하기 시작했고 1980년대 초 티백 형태의 녹차가 나왔다. 현재 한국의 연간 녹차 생산량은 대략 1400t 정도. 세계 시장에서 한국이 차 생산국임을 아는 나라가 거의 없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홍차가 세계시장의 70%를 차지하지만 유독 한국과 일본에서는 녹차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차를 분류하는 방법
차나무는 잎사귀의 크기로 대엽종과 소엽종으로 나뉜다. 대엽종은 따뜻한 지방에서 많이 재배하는 품종으로 인도 아삼지방과 스리랑카가 주산지다. 소엽종은 중국 일본 한국에서 주로 생산된다. 대엽종은 차 잎이 크고 두꺼우며 떫은 맛을 내는 성분이 많아 홍차나 우롱차 같은 발효차를 만들기에 적합하다. 한국에서 자라는 소엽종 차나무의 대부분은 녹차의 재료로 쓰인다.
찻잎의 가공방법에 따라서도 종류는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증제차와 덖음차로 구분한다. 증제차는 말 그대로 증기를 가해서 잎을 찌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덖음차는 기름을 붓지 않고 솥에 찻잎을 넣고 볶은 것을 말한다. '덖다'라는 단어는 순한국말로 '물기가 조금 있는 고기나 약재,곡식 따위를 물을 더하지 않고 타지 않을 정도로 볶아서 익히다'를 뜻한다. 증제차는 녹색이 선명하고 풀 냄새가 더 강하게 난다. 덖음차는 구수한 맛이 있어 한국 사람의 입맛에 잘 맞는다.
수확하는 시기에 따라서도 차는 구별 된다. 차나무는 겨울 동안 양분을 빨아들여 4월5일 전후에 잎을 낸다.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나온 것을 첫물차,5월 말에서 6월 중순에 나온 것은 두물차,7월에 나온 것은 세물차라고 한다. 순서대로 1번차,2번차,3번차라고 부를 때도 있다. 일찍 나온 차일수록 맛이 좋다.
24절기 중 곡우인 4월20일 전에 나온 잎으로 만든 차는 우전차라고 한다. 떫은 맛이 덜하면서도 감칠맛이 강해 가장 고급으로 친다. 앞서 나온 잎일수록 크기가 작기 때문에 우전차용으로 쓰이는 잎 또한 크기가 새끼 손톱 정도 크기다. 시중에 간혹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세물차용 찻잎을 가짜 우전차로 파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찻잎을 물에 불려보면 우전차용 잎인지 아니면 세물차용 잎을 잘게 잘라서 속여 파는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녹차 안에 들어있는 성분
차 맛에는 쓴맛,단맛,신맛,짠맛,감칠맛의 기본적인 다섯 가지 맛에 떫은 맛이 더해진다. 여기서 떫은 맛을 내는 성분을 '카테킨'이라고 한다. 보통 녹차 안에 있는 폴리페놀이라는 성분이 몸에 좋다고 하는데 '카테킨'은 녹차의 주요 폴리페놀 성분이다.
봄에 딴 찻잎일수록 가격을 더 쳐주는 것은 감칠맛 때문이다. 감칠맛은 먹을수록 입맛을 더 당기는 것을 말하는데 이른 봄에 나는 찻잎일수록 강하다. 찻잎 안에 있는 데아닌이라는 아미노산이 감칠맛을 나게 하는데 차의 떫은 맛을 완화시키는 작용도 한다. 어느 시기에 나는 찻잎이든 카테킨이 들어 있는 양은 비슷하지만 감칠맛이 얼만큼 강하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녹차에는 카페인도 들어있다. 커피와 화학적으로 같지만 양은 커피의 3분의 1 정도다. 하지만 녹차 속의 데아닌이 카페인의 작용을 억누르고,카테킨이 카페인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글=박신영·사진=허문찬 기자 nyusos@hankyung.com
/도움말 김영경 아모레퍼시픽 녹차연구팀 책임연구원
페트병이나 캔으로 생산되는 녹차시장은 올해 작년보다 60% 이상 늘어난 7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티백이나 직접 우려 먹을 수 있는 찻잎 시장은 2400억원에 육박한다.
이 시장도 해마다 10% 정도씩 성장하고 있다.
전체 차(茶) 시장이 3000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 이처럼 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다례(茶禮)'를 배우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다도(茶道)'는 일본의 차 문화를 일컫는 말이다.
아모레퍼시픽 녹차연구팀의 김영경 책임연구원은 "요즘은 대학에서 녹차 관련 강의를 와달라고 할 정도로 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한국의 전통 차 문화
한국의 차 문화는 고려시대 때 녹차를 끼니처럼 자주 먹어 '다반사(茶飯事)'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로 발달했다. 828년 통일신라 흥덕왕 때부터 차를 재배하기 시작해 사찰을 중심으로 차 문화가 퍼져나갔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들어오면서 숭유억불(崇儒抑佛) 정책으로 차나무를 키우던 사찰들이 없어지기 시작하면서 차 문화 또한 사라져갔다. 고려시대 때는 제사를 지낼 때 차를 올려서 '차례(茶禮)'라는 말도 생겼지만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술이 차의 자리를 대신했다. 차 전문가들이 조선시대부터 일제 해방까지를 한국 차 문화의 공백기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45년 광복을 맞이하면서 미국의 영향으로 한국의 차 문화는 커피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후반 몇몇 기업이 본격적으로 차나무를 상업화하기 시작했고 1980년대 초 티백 형태의 녹차가 나왔다. 현재 한국의 연간 녹차 생산량은 대략 1400t 정도. 세계 시장에서 한국이 차 생산국임을 아는 나라가 거의 없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홍차가 세계시장의 70%를 차지하지만 유독 한국과 일본에서는 녹차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차를 분류하는 방법
차나무는 잎사귀의 크기로 대엽종과 소엽종으로 나뉜다. 대엽종은 따뜻한 지방에서 많이 재배하는 품종으로 인도 아삼지방과 스리랑카가 주산지다. 소엽종은 중국 일본 한국에서 주로 생산된다. 대엽종은 차 잎이 크고 두꺼우며 떫은 맛을 내는 성분이 많아 홍차나 우롱차 같은 발효차를 만들기에 적합하다. 한국에서 자라는 소엽종 차나무의 대부분은 녹차의 재료로 쓰인다.
찻잎의 가공방법에 따라서도 종류는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증제차와 덖음차로 구분한다. 증제차는 말 그대로 증기를 가해서 잎을 찌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덖음차는 기름을 붓지 않고 솥에 찻잎을 넣고 볶은 것을 말한다. '덖다'라는 단어는 순한국말로 '물기가 조금 있는 고기나 약재,곡식 따위를 물을 더하지 않고 타지 않을 정도로 볶아서 익히다'를 뜻한다. 증제차는 녹색이 선명하고 풀 냄새가 더 강하게 난다. 덖음차는 구수한 맛이 있어 한국 사람의 입맛에 잘 맞는다.
수확하는 시기에 따라서도 차는 구별 된다. 차나무는 겨울 동안 양분을 빨아들여 4월5일 전후에 잎을 낸다.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나온 것을 첫물차,5월 말에서 6월 중순에 나온 것은 두물차,7월에 나온 것은 세물차라고 한다. 순서대로 1번차,2번차,3번차라고 부를 때도 있다. 일찍 나온 차일수록 맛이 좋다.
24절기 중 곡우인 4월20일 전에 나온 잎으로 만든 차는 우전차라고 한다. 떫은 맛이 덜하면서도 감칠맛이 강해 가장 고급으로 친다. 앞서 나온 잎일수록 크기가 작기 때문에 우전차용으로 쓰이는 잎 또한 크기가 새끼 손톱 정도 크기다. 시중에 간혹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세물차용 찻잎을 가짜 우전차로 파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찻잎을 물에 불려보면 우전차용 잎인지 아니면 세물차용 잎을 잘게 잘라서 속여 파는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녹차 안에 들어있는 성분
차 맛에는 쓴맛,단맛,신맛,짠맛,감칠맛의 기본적인 다섯 가지 맛에 떫은 맛이 더해진다. 여기서 떫은 맛을 내는 성분을 '카테킨'이라고 한다. 보통 녹차 안에 있는 폴리페놀이라는 성분이 몸에 좋다고 하는데 '카테킨'은 녹차의 주요 폴리페놀 성분이다.
봄에 딴 찻잎일수록 가격을 더 쳐주는 것은 감칠맛 때문이다. 감칠맛은 먹을수록 입맛을 더 당기는 것을 말하는데 이른 봄에 나는 찻잎일수록 강하다. 찻잎 안에 있는 데아닌이라는 아미노산이 감칠맛을 나게 하는데 차의 떫은 맛을 완화시키는 작용도 한다. 어느 시기에 나는 찻잎이든 카테킨이 들어 있는 양은 비슷하지만 감칠맛이 얼만큼 강하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녹차에는 카페인도 들어있다. 커피와 화학적으로 같지만 양은 커피의 3분의 1 정도다. 하지만 녹차 속의 데아닌이 카페인의 작용을 억누르고,카테킨이 카페인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글=박신영·사진=허문찬 기자 nyusos@hankyung.com
/도움말 김영경 아모레퍼시픽 녹차연구팀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