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술시장이 10년째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세계 미술시장의 정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아트 프라이스(Art Price)의 2005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미술시장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구가했다.

컨템퍼러리 작가들의 그림과 사진,그리고 가구 같은 새로운 투자 대상들이 발굴되면서 세계의 대부호들과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 미술시장 거래액 규모는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36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40억달러에 이르렀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아직 작가가 생존하고 있는 컨템퍼러리 미술품들의 약진이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 컨템퍼러리 미술품의 가격 상승률은 기존에 강세를 보였던 모던 아트보다 높은 12.5%를 기록했다.

미술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갤러리스트,아트 컨설턴트,그리고 컬렉터들도 이 같은 세계 미술시장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대형 경매회사 크리스티가 컨템퍼러리 미술품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 아트 컬렉터들을 겨냥해 홍콩에 지사를 세우는 등 관련 업계는 미술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매력적인 컨템퍼러리 미술품을 찾느라 분주하다.

한국 작가들의 작품 또한 크리스티 경매나 소더비 경매에서 주목받고 있다.

2005년 11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박성태의 말 다섯 마리 설치 작품이 추정가 9만 홍콩달러의 세 배에 달하는 26만4000 홍콩달러(약 325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3월에도 뉴욕 소더비즈에서 김창렬의 물방울 그림 '순환'이 5만400달러(약 4800만원)에 팔렸다.

컨템퍼러리 미술품의 인기 여파는 아트 페어의 성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시카고 아트페어,뉴욕 아모리 쇼,독일 쾰른 아트페어,스위스 바젤 아트페어,프랑스 피악 아트페어 등 세계 곳곳의 아트 페어는 컨템퍼러리 미술품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좋은 작가와 작품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회이다 보니 '잘나간다'는 세계 미술계 실력자들이 대거 참가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트 페어로 자리 잡은 'KIAF'도 올해로 5회를 맞이하는데 국내외 많은 갤러리스트와 딜러,컬렉터들이 대거 참여해 큰 호응을 얻었다.

다양한 박람회를 유치하고 있는 '코엑스'도 국제적인 아트 페어를 준비하고 있다.

1980년대 초 전후로 아트 페어에 참가하기 시작한 한국의 갤러리들도 이제는 세계 여러 아트 페어를 바쁘게 다니며 한국 작가들을 세계적인 작가로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현대 미술에 있어 동양권에서 가장 두드러진 결과를 보이고 있는 한국 갤러리들의 열띤 활약이 기대된다.

표화랑 표미선 사장 pyogallery@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