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세계적 석유 회사인 BP의 액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악재들이 아직까지는 BP의 실적이나 주가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진 않지만 이 같은 악재들이 앞으로도 계속 발생한다면 BP의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액운의 시작은 지난해 3월 발생한 텍사스 정유 공장 폭발 사고.당시 15명이 숨지고 170명 이상이 부상한 이 사고로 BP는 약 7억달러의 배상 충당금을 적립해야 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미국 환경청(EPA)이 사고가 난 텍사스 공장에서 300여건의 환경 및 안전 관련 법규 위반을 적발해 214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올 들어서도 악재는 줄을 이었다.

지난 4월 BP는 오하이오주 톨레도 공장에서 안전 관련 법규 위반으로 240만달러의 벌금을 납부했고 지난 6월엔 2004년 겨울에 프로판가스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종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와 관련,BP는 에너지 가격에 대한 어떤 불법 행위도 하지 않았다며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부정 행위에 대한 조사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4년 허리케인 피해를 입었던 멕시코만의 유전 생산 시설이 올 하반기에 재가동될 예정이었지만 복구 시점이 내년 초로 늦춰지기도 했다.

이 같은 악재 속에 이번엔 유전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겹치게 된 것.지난 3월 알래스카주 당국이 기름 유출을 조사하겠다고 나서며 문제점이 불거지기 시작한 알래스카 프루도베이 유전에서 BP가 결국 석유 생산을 중단하고 송유관의 대부분을 교체하기로 한 것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