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생산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면 하천까지 옮긴다.'

경남 창원시가 공장 용지를 가로지르는 하천을 외곽으로 옮기면서까지 부지 확보난을 겪고 있던 기업에 공장 증설 부지를 마련해 줬다.

7일 창원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창원공단 내 창원특수강은 2004년 이후 생산시설 확대를 위해 공장 증설용 부지를 물색해 왔지만 적당한 곳을 마련하지 못해 애를 태워 왔다.

생각다 못한 회사측은 공장 부지 오른쪽을 거쳐 마산만으로 흐르는 폭 10m 길이 774m의 소하천을 복개해 공장을 짓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창원시에 하천 복개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하천을 복개할 경우 집중 호우 때 하천 범람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데다 관련 법에도 저촉돼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

공장 증설을 위한 부지 확보가 이처럼 난관에 부딪친 가운데 창원시의 하천관리부서 조욱래씨(42·7급)가 하천을 공장 부지 경계 지점으로 옮기는 길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하천 이전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발상이었다.

하천을 이전할 경우 범람에 따른 공장 침수 피해도 걱정이 없다.

반신반의하는 주변의 걱정을 뒤로 하고 조씨는 수차례 현장을 답사했다.

관할 경남도는 물론 환경부 등 중앙 부처와도 협의를 벌여 '문제 없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마침내 지난달 말 경남도로부터 물길을 돌려도 좋다는 최종 허가를 받았다.

8개월 만의 결실이었다.

회사는 기존 하천을 공장 부지 바깥쪽으로 옮김에 따라 하천 때문에 사용하지 못했던 4400여평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회사는 오는 9월 말 공사에 들어가 이곳에 공장 고철야적장 창고 등을 지어 내년부터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뜻밖에 대형 부지를 마련해 공장 증설을 계획대로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자체 경비 20여억원을 들여 새로 조성하는 하천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기업 애로 해결에 적극 나서 준 지자체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자연이 살아 숨쉬는 하천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돌려 주기로 한 것이다.

백창욱 창원특수강 회계과장은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줘 공장을 증설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조욱래씨는 "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무엇이든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창원=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