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하한(夏閑)기를 맞아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골프 경계령이 떨어졌다.

한나라당의 '수해골프'와 열린우리당의 '해외골프' 등 골프 관련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의원 대다수가 골프 약속을 취소하는 등 몸을 사리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휴가를 떠나면서 "휴가 중에 골프를 쳐도 되느냐"고 당직자들에게 유권해석을 의뢰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지난 한 달만 네 차례나 골프약속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의 한 재선의원도 "요즘 분위기에서 골프 치다가는 당 윤리위에 제소돼 망신당하기 십상"이라며 "아예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골프 경계령의 빌미가 된 장마는 끝났지만 의원들이 '필드'에 나서기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수해 복구가 한창인데다 연일 계속된 폭염에 따른 피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며칠 전 지도부 회의에서 뙤약볕에 농사일하다 쓰러지는 사례가 많다고 보고됐다"며 "누군가 우스갯소리로 '폭염 골프도 문제다'라고 하는데,농담으로만 들리지는 않더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