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1300선 탈환이 4일 증시에서 20여일 만에 이뤄졌다.

지난 7월11일 이후 6번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뒤 7번째 시도에서 어렵게 성공했다.

특히 대형 IT주와 은행주들의 동반 상승으로 1300대 안착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인플레 우려,고유가,경기 둔화 등의 악재를 딛고 1300대로 올라선 만큼 앞으로도 완만한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 한 달 만에 1300대 재진입

이날 1300 돌파는 장 막판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더 큰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다.

최근 1주일 동안 장중 1300을 넘었다가 후반에 무너지는 전강후약 현상이 많았지만 이날은 정반대 양상을 보여 강화된 증시 내 체력을 반영했다.

장초반 1305포인트까지 오른 뒤 힘없이 밀릴 때는 다시 한번 1300대의 매물벽에 고개를 저어야 했지만 장 막판에 프로그램을 앞세워 단숨에 1300고지로 탈환하는 뚝심을 발휘했던 것이다.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들이 각각 1460억원,944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기관이 프로그램 매매를 포함해 197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1300대 진입을 이끌었다.

또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대형 IT주와 금융주가 쌍끌이 역할을 해낸 점도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두 업종은 향후 1300대 안착에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는 3일 연속 상승하며 61만5000원으로 마감,약 3개월 만의 최고가에 올랐다.

LG필립스LCD 하이닉스 LG전자 등 대표 IT주들도 동반 상승했다.

은행주와 증권주도 외국인의 입질을 받으며 큰 폭으로 올랐다.

하루 전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행이 4% 오른 것을 비롯 은행주의 상승률은 2.0%에 달했다.

증권주는 2.6%나 올라 최고상승률을 기록했다.


○1300대 안착 가능성 높다

이날 1300 돌파의 배경에는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컸다.

프로그램은 장 후반 동시호가에서 600억원이 집중된 것을 비롯 총 28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배경은 오랜 조정과정을 거치며 증시가 악재에 대한 내성을 키운 게 더 큰 요인이라는 평가다.

미 인플레 우려에 따른 금리인상 지속,고유가,경기둔화 우려감 등의 악재를 딛고 1300대로 진입한 것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팀장은 "8일로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 위원회(FOMC)를 앞두고는 인플레 우려감보다 오히려 기대심리가 싹트고 있다"고 설명했다.

"FOMC가 정책금리를 또 올리더라도 인플레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또 유가가 고공비행 중이긴 하지만 추가적인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며,경기상황도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 임정석 팀장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제가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 연착륙 기대감을 불러 주가를 1300대로 밀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