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소자본 창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소자본 창업자 무료 경영컨설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컨설팅 대상은 소자본 자영업자와 초보창업자들입니다.

고민내용을 알려주시면 창업컨설턴트,변호사,회계사,상권분석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영컨설팅 봉사단 자문위원들이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접수는 전화(02-514-4855) 또는 이메일(cdkang@hankyung.com/joinsworld@paran.com)로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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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

저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후문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김봉현이라고 합니다.

나이는 58세고요.

제 가게 바로 앞에 그 유명한 '총각네 야채가게'가 문을 열고 있지요.

10평짜리 개인 점포인 '김밥나라'를 개점한 건 10년 전인 1996년입니다.

총각네 야채가게가 생기기 전이지요.

이 가게 자리에 있던 문방구,피자,호프집 등이 차례로 망해나가 제가 가게를 얻은 뒤 부동산 업소에서 상당히 주목을 받았어요.

'얼마나 오래 가겠느냐'는 의구심이었지요.

난생 처음 해 보는 음식장사라 초기에는 이를 악물었답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가락시장에 가서 식재료 일체를 손수 장보기 했습니다.

저는 장을 본 식재료를 가게에 갖다준 뒤 배달 일을 하고 아내와 처제가 주방 일을 맡았습니다.

지금도 새벽 5시에 문을 열어 밤 9시에 문을 닫으니 아내로선 고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여기서 10년 장사해서 딸을 출가시켰고 아들도 최근 취업을 해서 독립했어요.

애들한테 돈 들어갈 일이 없어진 셈이지요.

이젠 그렇게 많은 수입이 필요하지 않게 된 데다 그동안 고생한 아내도 이젠 지쳐 더 이상 가게를 운영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아내를 집에서 쉬게 하고 제가 가게를 맡아 음식점 아닌 다른 사업을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 가게에서 할 만한 사업도 괜찮고,아니면 가게를 처분하고 1억원 안팎을 투자해서 할 수 있는 다른 사업도 좋습니다.

업종을 완전히 바꾸고 싶은 겁니다.

지금 가게 권리금과 보증금을 합치면 7000만원 이상 되기 때문에 여유 자금을 더 보태면 다른 업종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께 참고가 될 경력을 소개드리면 저는 한양대 공대 68학번입니다.

섬유공학과를 나와 섬유회사에 10여년 근무했습니다.

회사원 생활을 접은 뒤 10여년은 섬유 무역업에 매달렸지요.

그런데 섬유경기가 죽으면서 그만 손을 들고 말았어요.

그래서 손 댄 게 바로 김밥집입니다.

어쨌든 한 곳에서 10년을 버텼으니 그런대로 선방한 셈인데,이제부터가 문제입니다.

한 10년은 더 일하고 싶은데,업종을 잘 선택해야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유행하는 아이템을 골라 대박을 터뜨릴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한 달에 200만원 이상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사업이면 좋겠습니다.

제 나이가 곧 육십줄에 접어드는데 건강에 무리가 가는 아이템도 곤란하겠지요.

어떤 사업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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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은편에 '총각네 야채가게'...B급입지

◆ 상권분석 해보니


김밥나라 점포가 위치한 곳은 전형적인 주택가 상권으로 입지로 보면 B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철역과 연결되는 대단위 아파트 정문이 아니라 뒤쪽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B급 입지치고는 유동인구가 많습니다.

은마아파트 후문과 불과 10여m 떨어진 곳이어서 주부들의 이동 경로상에 가게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매스컴을 많이 타 유명해진 '총각네 야채가게'가 바로 맞은 편에 있어 주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종에 따라 A급 입지가 될 수도 있는 곳입니다.

이 가게를 축으로 반경 700m 안에는 모두 1만6900여가구에 5만1400여명이 살고 있습니다.

가구 형태별로는 아파트가 56.1%,일반 주택이 43.9%의 비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연령대는 40대(23%)와 10대(21%)가 높게 나타납니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40대 부부가 집중적으로 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가게의 주 고객은 4424가구의 은마아파트 주민들입니다.

따라서 소비 지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은마아파트 주부들의 성향은 가게 업종을 결정하는 데 단서를 제공할 것입니다.

우선 은마아파트는 주민 중 세입자 비중이 50%를 넘습니다.

집주인은 낡은 아파트를 떠나 강남권 어디론가 옮겼고 은마아파트에는 자녀들의 교육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이 다른 동네에서 이사와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의 소득 중 교육비 비중이 절반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이들 가구는 소득이 올라갈수록 사교육에 쏟아붓는 지출비가 더 가파르게 올라가는 특성을 지닙니다.

따라서 이들은 학원비를 제외한 나머지 상품에 대해선 가격에 매우 민감한 편입니다.

은마아파트 북문에 인접한 유기농 전문점이나 후문과 가까운 한우전문점 등의 매출이 부진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죠.

이런 가게보다는 후문 근처 1만~2만원 짜리 여성 바지 전문점이나 한 줄 1000원 짜리 김밥집이 더 장사가 잘 되는 편입니다.

대치동이 주는 상권 이미지와 실제 소비자의 지출 능력을 혼동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만약 지금 가게에서 업종을 전환해 장사를 한다면 이런 상권 특성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


>>> 대치동 주부 겨냥 홍삼 전문점 해볼만

◆ 업종만 바꾼다면

나이가 50대 후반임을 고려해 음식점처럼 너무 체력이 소요되는 업종은 피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판매업이나 서비스 업종이 되겠는데,아파트로 둘러싸인 가게 입지를 감안하면 주부들이 구매 결정권을 지닌 판매업종을 선택하는 게 좋겠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건강기능식품 전문점을 권하고 싶습니다.

중·고교에 다니는 자녀의 공부와 건강 챙기기에 남다른 열성을 지닌 대치동 주부들의 성향을 고려하면 홍삼이나 인삼 전문점이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홍삼과 같은 고가의 건강식품은 브랜드 인지도나 점주의 신뢰도가 높아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김 선생님의 경우 풍부한 사회 경험과 차분한 성격을 지니고 있어 주부 고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이 업종은 과도한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아 가끔 부인도 가게 일을 도울 수 있어 좋습니다.

반면 수익성은 음식점 업종에 비해 훨씬 좋은 편입니다.

음식점 순익이 매출 대비 20% 이하인 데 비해 건강기능식품 전문점은 최소한 30%를 웃돈다고 봐야 합니다.

인건비가 적게 들면서 수익성은 좋은,쉽게 말해 실속 있는 업종인 셈이지요.

문제는 어떻게 손님을 모을까 하는 겁니다.

이 문제를 고려할 때 경쟁점 상황을 우선 살펴봐야겠지요.

'정관장'이라는 유명 브랜드 체인점이 대치동에 문을 열고 있지만 롯데백화점 강남점 쪽으로 치우쳐 있어 같은 상권이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같은 상권 안에는 프랜차이즈 체인점이 아닌 개인 건강식품점이 7개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모두 인지도가 낮은 영세 점포들이지요.

따라서 농협이나 금산인삼조합처럼 믿을 만한 본부에서 운영하는 체인점을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기 바랍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점포들보다 신뢰도 면에서 점수를 따고 들어갈 테니까요.

입지 면에서도 건강기능 식품점은 상당히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 '총각네 야채가게'와 잘 어울리지 않습니까.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사가는 주부들 눈에 들어온 건강식품 판매장은 일단 관심을 끌게 될 겁니다.

신선식품과 기능성식품이란 점에서 조화가 될 거니까요.

더욱이 총각네 가게가 워낙 이 동네 명소여서 이 지명도를 활용하는 업종이라면 금상첨화겠지요.

서민교 맥세스FC실행컨설팅 대표


>>> 거주지 주변서 학원 운영하면 좋을듯

◆ 가게 자리 옮긴다면


김 선생님의 적성과 자금력을 고려할 때 이번 기회에 교육사업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구체적으로는 영어나 수학 등 특정 과목 전문학원을 운영하는 게 좋겠습니다.

요즘은 특정 과목만 집중적으로 가르치도록 개발된 교육사업 아이템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본사가 만든 교재와 시스템을 비교 분석해본 뒤 선택하면 되는데,우선 교육사업은 경기를 타지 않는다는 게 장점입니다.

창업비용이 다른 업종보다 덜 들어가는 것도 장점 중 하나죠.음식점처럼 건물 1층에 자리잡을 필요가 없는데다 권리금이 다른 업종과 비교가 안될만큼 낮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거주지인 송파구 일대에서 면적 30평 안팎의 학원 자리를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가게에서 뽑을 수 있는 권리금과 보증금에다 약간의 여유 자금을 보태 1억원 정도면 학원 사업 하기에는 모자라지 않는 자금입니다.

교육사업을 권하는 두번째 이유는 마치 학교 선생님 같은 김 선생님의 인상 때문입니다.

학원 선택을 좌우하는 것은 일단 원장의 이미지입니다.

엄마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어야 그 학원을 선택하는 것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잘 맞을 것 같다는 얘기입니다.

원장은 학부모와 교사 관리만 잘 하면 되는 것이므로 김 선생님의 사회 경험이나 성품이면 충분하리란 판단입니다.

또 하나 교육사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으로 꼽힙니다.

대박을 기대하기도 힘들지만 당장 문 닫는 상황으로 몰릴 가능성도 작은 업종입니다.

물론 입지 선정이나 마케팅 전략이 뛰어나야 성공을 예약할 수 있는 것이지만 확률적으로 실패 가능성이 낮다는 말씀입니다.

따라서 격무에 시달리지도 않고 한달 200만원 이상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사업을 원하는 의뢰자의 희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교육사업이 가장 적당하다는게 제 결론입니다.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