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이 26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다.

김 추기경은 노 대통령이 지난 25일 '북한 미사일 문제에서 미국이 제일 많이 실패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종석 통일부 장관을 옹호한 데 대해 "국익에 도움안된다"고 말했다고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김 추기경은 "(현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이 장관은 아슬아슬하고 한·미 관계는 불안하다"며 "미국 없이 통일을 할 수 있겠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기 말에 이런 말을 해 대통령의 인기가 높아질지 모르나 국가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추기경은 또 "최근 한국을 방문한 발터 카스퍼 추기경은 사석에서 '미국이 중요하다.

미국 없이 서독이 발전,통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했다"며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강하게 국민이 공감을 가지도록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한나라당에 대해 "대통령 후보가 여러명 있으니 걱정된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보다 정권 교체가 잘 되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 추기경의 '한나라당 지지 발언'으로 비쳐지자,유 대변인은 "한나라당에서 이전에 여러 대선 후보들이 경쟁을 하며 경선에 불복,정권 창출을 못한 데 대한 충고"라고 해명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