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 대외적인 경영여건이 안 좋아서라고 변명할 수도 있지만,이유야 어찌됐든 실적이 좋지 못해 죄송합니다. (삼성SDI가 지닌) 실력에 비해 욕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25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삼성SDI의 경영설명회.김순택 사장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서 지난 2분기 실적을 설명했다.

그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로서는 이례적으로 매년 2분기 실적발표 때마다 투자자를 대상으로 직접 설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날 김 사장은 실적을 설명하는 내내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46%나 떨어진 점을 고개 숙여 사과한 것.

김 사장은 먼저 주력사업인 PDP패널 분야의 부진에 대해 통렬한 자아비판을 했다.

그는 "지난 1월 초 천안 PDP 3라인을 6면취 공정으로 전환·가동하던 중 뜻하지 않게 화재가 발생해 1주일간 가동하지 못했었다"며 "그 결과 급증하는 시장의 니즈(Needs)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삼성SDI의 성장가능성을 믿어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브라운관 중심의 사업구조를 PDP패널,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2차전지 등으로 다각화하는 시기였다면 올 하반기부터는 주력사업을 안정시키기 위한 공격경영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실제 김 사장은 이날 "현재 부산에 건설 중인 PDP 4라인에 이어 50인치 이상 패널 전용공장인 5라인을 2008년께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1위를 고수하다 올해 2∼3위권으로 밀린 PDP패널 부문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게 그의 다짐이다.

LCD TV와의 경쟁에 있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LCD TV가 아무리 빨리 성장하더라도 2010년에는 여전히 50인치 대형 TV시장의 80%는 PDP가 차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김 사장은 또 "내년 1분기에 양산을 시작하는 능동형 OLED 라인을 통해 연간 600만개를 생산할 것"이라며 "2010년까지 OLED 부문에 2조3000억원을 투자해 새 성장동력으로 만들어 놓겠다"고 자신했다.

올 상반기 수원사업장의 브라운관 라인을 폐쇄한 데 이어 하반기에 부산사업장의 6개 생산라인 중 4개를 정리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사장이 2010년까지 계획 중인 시설 및 연구개발 투자비는 총 9조원.IT(정보기술)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를 늘리려는 까닭에 대해 김 사장은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