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터넷 주소에 해당하는 도메인의 소유권을 놓고 해마다 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의 대응은 너무 안일하다는 지적입니다. 조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KT는 최근 한 개인이 선점했던 KT 닷컴이라는 도메인을 3억원에 사들였습니다. 분쟁 조정 등의 절차를 거치면 승산이 있었지만 비용 등을 고려하면 별 차이가 없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포스코는 분쟁조정신청을 했다 기각 당하자 지난해 한 개인에게 수억 원을 주고 포스코 닷컴 도메인을 구입했습니다.

몇 해째 분쟁을 벌이는 곳도 많습니다.

우리은행은 우리뱅크 씨오 닷 케이알을 놓고 4년째 한 벤처기업인과 도메인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동부그룹도 도메인 동부스틸닷컴의 소유권을 놓고 벌써 몇 년 째 법정분쟁을 치루고 있습니다.

실제로 도메인 분쟁조정건수는 해마다 줄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도메인 씨오 닷 케이알 놓고 벌이는 분쟁조정건수는 해마다 40-50여건데 달합니다. 그러나 기업들이 분쟁조정을 신청을 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합의에 이르는 것, 또 닷컴 도메인까지 합치면 그 수는 몇 배 이상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름의 진짜 주인들인 이들 기업의 피해는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의 대응은 수준 이하입니다. 유일하게 삼성전자만이 별도 도메인 담당자가 있을 뿐 다른 기업들은 사실상 모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냥 돈을 주고 선점 당했던 도메인을 사는 것이 편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오영환 한국인터넷진흥원 과장>

“인식 자체가 이런 것(도메인 분쟁)을 등한시 한다. 담당자가 문제가 발생하면 문책을 받을 수 있어 오히려 쉬쉬하는 경우가 있다.”

외국 기업의 경우 도메인 관련 분쟁을 담당하는 별도의 팀과 예산을 갖고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거금을 받고 도메인을 팔아 넘기려는 인터넷 사냥꾼들에게 한번 돈을 주고 사게 되면 이런 사냥꾼들은 도처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들의 몫으로 남게됩니다. 와우TV뉴스 조현석입니다.

조현석기자 hs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