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폭탄'이 떨어졌습니다.

반으로 확 준 월급으로 어떻게 살라고…."

현대자동차 울산 1공장 프레스부에서 협력업체 일용근로자로 일하는 정모씨(50)는 "최근 월급 봉투를 받아본 후 가슴이 무너지는 듯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파업 장기화로 특근은 물론 잔업과 야근을 거의 하지 못해 평균 130만원 받던 월급이 80만원으로 확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노조의 파업으로 일을 못해 매일 산을 오르며 일용근로자로서의 설움을 달랬다"며 "해마다 정규직 파업으로 이렇게 손해를 보지만 단 한번도 보상받은 적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경주 용강공단 내 협력업체인 K사 근로자 김모씨(53)는 "다음 달 초 월급봉투를 받을 생각을 하니 잠이 오지 않는다"며 "현대차 노조는 협상이 타결되면 파업 중 임금을 어떤 형태로든 보전받겠지만 중소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기존 임금의 절반도 제대로 못 받을 형편"이라고 한숨지었다.

김씨는 "잔업과 특근을 합쳐 한 달에 많게는 250만원까지 받았으나 이번에는 노조 파업이 장기화돼 120만원도 채 못 받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경북 영천의 협력업체인 T기계 윤모 사장(63)은 "현대차 파업이 장기화하는 바람에 근로자들에게 급여의 60%만 지급하고 집단 휴가를 보냈다"며 "회사빚도 많은데 파업까지 겹쳐 다음 달에는 직원 월급을 제대로 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애태웠다.

이 회사 근로자 박모씨(40)는 "휴가비는 꿈도 못 꾸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효문공단의 G사 근로자 이모씨(36)는 "현대차가 이번에 제시한 임금협상안만으로도 노조원들은 평균 250만원 이상의 뭉칫돈을 들고 여름휴가를 갈 것 같다"면서 "그것도 부족하다고 파업을 계속하면 중소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월급을 받지 말라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울산상공회의소 등 지역 104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25일 현대차 노조의 파업중단을 촉구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