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장기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여파로 현대자동차의 내수 판매대수가 급락하고 있다.

2004년부터 줄곧 50%를 상회했던 내수시장 점유율이 이달 들어 10%포인트 이상 떨어지면서 중형세단의 '지존'인 쏘나타와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시장의 최강자인 싼타페가 각각 르노삼성 SM5와 GM대우 윈스톰에 처음으로 1위를 내줄 것으로 예상될 정도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1만4900여대를 판매,국내 완성차 5개사의 같은 기간 전체 판매대수(3만8800대)의 38.5%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달 동기(6월1~20일) 시장점유율 51.6%에 비해 무려 13%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반면 상대적으로 파업 강도가 약했던 기아차(21.2%→23.8%)와 GM대우(11.3%→17.8%) 르노삼성(9.3%→12.4%) 쌍용차(6.6%→7.4%)의 시장점유율은 전달 동기에 비해 일제히 상승했다.

현대차 노조의 강도 높은 장기파업 덕분에 '어부지리(漁夫之利)'를 거둔 셈이다.

특히 주력 차종인 쏘나타는 전달 동기(6572대)의 절반에도 못 미친 2830여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경쟁차종인 SM5(2940여대)에 1위를 내줄 위기에 처했다.

1988년 출시 이래 쏘나타가 월간 판매량에서 경쟁차종에 밀리기는 처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계약을 하고도 아직 고객에게 인도하지 못한 쏘나타가 7125대에 달한다"며 "노조의 파업이 8월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일단 7월 판매에선 SM5에 밀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형 SUV 시장에서 수위를 달리던 싼타페도 '새내기'인 윈스톰에 1위를 빼앗길 것으로 보인다.

윈스톰은 7월 들어 20일까지 1933대를 판매,1340여대에 그친 싼타페를 압도하고 있다.

윈스톰은 특히 액티언(1130여대) 투싼(600여대) 스포티지(410여대) 쏘렌토(460여대) 등 경쟁 차종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는 만큼 출시 첫 달에 SUV 시장 1위에 오를 전망이다.

신형 아반떼의 경우 1840대 가량 팔려 SM3(1180여대) 라세티(950여대) 쎄라토(420여대)를 크게 앞서고 있지만,생산 차질이 계속될 경우 상당수 고객이 경쟁업체로 이탈할 것으로 현대차는 우려하고 있다.

현재 신형 아반떼는 대기 고객만 1만3236명에 달해 지금 계약해도 두 달가량을 기다려야 하는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달 말께 아반떼 대기고객이 2만대까지 늘어나면 고객 이탈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파업이 장기화되면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9만대 많은 37만대를 판매해 내수시장점유율을 52%까지 끌어올리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