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지난 상반기 중소기업 대출을 22조원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가계부문 대출에 어려움을 겪자 중소기업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25일 "6월 말 현재 은행권의 중기대출 잔액이 280조6000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22조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전체 기업대출 중에서 중기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85.2%에서 86.7%로 늘어났다.

은행 그룹별로는 시중은행이 11조6000억원,특수은행이 8조6000억원,지방은행이 2조3000억원 증가했다.

개별 은행 중에는 기업은행에서 6조3000억원,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서 각각 5조원,4조4000억원 늘어나면서 이들 3개 은행이 국내은행의 중기대출 증가를 주도했다.

반면 신한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중기 대출이 3000억원과 1000억원 감소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중기대출 확대전략에 따라 영업점 전결권이 3억원에서 2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중기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우리은행은 각 영업점에 중소기업 전문가를 배치해 신규 중소기업 대출을 적극 개발·판매하면서 대출액이 늘었고,하나은행도 영업점 전결권 확대와 장기대출에 대한 가산금리 폐지 등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한편 중기대출 연체율은 6월 현재 1.4%로 작년 말보다 0.1%포인트,3월 말보다 0.3%포인트 낮아졌으며 어음부도율도 1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은 전반적으로 괜찮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 조사 결과 하반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앞으로도 중기대출을 적극 촉진하는 한편 특히 이번 수해와 관련해 중소기업에 대한 재해복구자금대출과 기존 대출금의 기한 연장,원리금 납입 유예 등의 금융지원 조치가 부족하지 않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