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을 3만원에 볼 수 있다니!

오페라는 뮤지컬에 비해 접근하기 어렵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공연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힘들고 입장료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정은숙)이 오페라 대중화를 위해 기획한 '마이 퍼스트 오페라' 시리즈 첫 작품인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국립극장 달오름극장·8월12~16일)은 특별하다.

무엇보다 입장료를 대폭 낮춰 등급 구분없이 전석을 3만원으로 결정했다. 오페라 입장료가 좌석 구분없이 5만원대 이하로 결정된 것은 국내 최초다. 게다가 초·중·고교생은 특별 할인가격인 1만원에 관람할 수 있다. 가족패키지 할인제도도 도입해 3인 가족의 경우 4만원,4인 가족은 5만원에 오페라를 즐길 수 있다.

공연장소가 오페라 단골무대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과 같은 대형무대가 아닌 중·소극장 규모의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약 400석 규모)이란 점도 눈에 띈다. 정통 오페라의 원형은 유지하면서도 공연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도록 객석과 무대의 거리를 최대한 좁히겠다는 의도. 관객들은 오페라 가수들의 육성을 보다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이번 공연에는 중·소 규모 공연장에서 오케스트라와 같은 효과를 내는 건반악기 엘렉톤 3대가 설치될 예정이다.

'라보엠'은 '나비부인''토스카'와 함께 푸치니의 대표적인 오페라로 손꼽힌다. 19세기 파리를 배경으로 젊은 예술가들의 우정과 사랑을 담고 있다. 짜임새 있는 드라마 구성과 등장인물의 대조적인 성격묘사로 오페라 초심자들이 감상하기에 적합한 작품이다.

섬세한 분석으로 이름난 젊은 마에스트로 김주현이 지휘봉을 잡고 국립오페라단 상근연출가 이의주가 연출을 맡았다. 주역배우들 전원이 국내파라는 점도 특징. 로돌포(테너)역에 이재욱 정능화 송승민,미미역(소프라노)에 황지연 오은영 이운영,무제타역(소프라노)에 김은경 한예진 이정수,마르첼로역(바리톤)에 김동원 김동식 오승용 등이 캐스팅됐다.

국립오페라단은 앞으로 서울지역 각 구민회관을 비롯한 중극장 규모의 공연장과 지방 소도시 문화예술회관 등에서도 순회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정은숙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을 통해 사람들이 '오페라도 그렇게 어렵지 않구나,볼만하구나'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2)586-5282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