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위조 달러뿐 아니라 위조 위안화를 유통시킨 혐의가 포착됨에 따라 중국이 미국의 대북 금융 수사와 제제에 공조하기로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24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달러화는 물론 중국 위안화도 위조하기 시작하면서 중국계 은행에서 북한 관련 계좌가 동결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이 북한의 위안화 위조를 제재하기 위해 미국과 공조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지난 15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의원외교협의회에 참석했던 박 의원은 이종석 통일부 장관에게 질의하던 중 미국 전.현직 고위관료들에게 이 같은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미 재무부가 작년 9월 마카오에서 북한 위조 지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위조된 위안화가 발각돼 중국은행의 관련 계좌가 동결됐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9월 마카오 지역 은행인 방코델타아시아와 선흥은행,중국은행 홍콩지점 등 은행 3곳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였다.

직후 마카오 당국은 대규모 인출사태에 따른 부도 위기를 이유로 북한 자금 2400만달러를 포함한 방코델타아시아 자금의 모든 거래를 중단시켰다.

중국은행도 얼마 후 미국 법무부의 요청으로 북한 관련 계좌 3개,총 267만달러를 동결했다.

당시 미 법무부가 중국은행에 북한 계좌 동결을 요청한 근거는 위조 달러 유통 등 불법 활동의 흔적이 발견됐다는 것으로,위안화 위조 관련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당시 중국은 자국 은행들의 대외 신인도를 지키기 위해 중국은행의 북한 자금 동결에 대한 자세한 배경을 밝히지 않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통외통위에서 이 장관에게 "미국에 이어 중국까지 돈줄을 차단하면서 북한의 외화사정이 한층 악화됐다는데 미국이나 중국이 제재과정에서 정부에 협조를 요청한 사실이 없는가"라고 물었고,이 장관은 "그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한편 여야 의원들은 "이 장관이 최근 방송매체에 출연해 '미국의 뜻이 국제사회의 뜻은 아니다'라고 한 것이나 '미국이 미사일 정책의 가장 큰 실패자'라고 말한 것은 장관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질타했다.

이 장관은 MBC 100분토론에서 "미국이 하는 많은 부분을 우리가 따라가고 있지만 미국이 하는 것이 다 국제사회의 대의인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고,SBS 한수진의 선데이클릭에서 "우리도 중국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못하게 설득하는 데 실패했으나 북한 미사일이 가장 위협하는 것이 미국이라며 미국이라면 미국이 미사일 정책의 가장 큰 실패자"라고 말했다.

정지영·노경목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