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올해 초 고점 대비 급락한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내년 추정실적을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5배 이하에서 거래되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미 하반기에 접어들어 내년 실적 전망치가 갈수록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내년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을 매입한 뒤 장기간 보유하는 투자전략을 고려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반도체검사장비·부품업체인 프롬써어티와 액정표시장치(LCD) 장비·부품업체인 유비프리시젼은 내년 주당 순이익(EPS)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PER가 3.02배와 3.04배로 3배를 갓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 외에 신화인터텍 성도이엔지 삼진엘앤디 세코닉스 오스템 원익쿼츠 등도 내년 예상실적 대비 PER가 3배대에 머물고 있다.

파인디앤씨 우주일렉트로 케이엘테크 신성델타테크 탑엔지니어링 유아이디 등도 PER가 5배를 넘지 못한 상태다.

박정구 가치투자자문 대표는 "올 들어 정보기술(IT) 경기 둔화로 많은 코스닥 기업의 실적이 작년 말이나 올해 초의 예상치보다 크게 줄었고 이에 따라 주가도 급락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하지만 일부 기업은 실적 감소폭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한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올해도 하반기로 접어든 만큼 특히 내년 예상실적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빠진 종목을 선별해 장기투자한다면 고수익을 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물론 장기투자에는 주의점이 있다.

향후 IT 또는 내수경기가 더 악화될 경우 현재 증권사가 제시하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는 대거 하향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기투자할 때는 기술력이 높거나 경쟁 노출이 적어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익 감소폭이 제한되는 종목을 선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