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새내기'가 1년 만에 이 정도 성적을 올렸으면 성공한 것 아닙니까.

지난 1년이 한국에 인피니티를 알리는 시기였다면 앞으로 1년은 뛰어난 성능과 수준높은 서비스로 '팬'층을 두텁게 하는 시기로 만들겠습니다."

인피니티를 수입·판매하는 한국닛산의 그레고리 필립스 사장은 지난 1년 동안의 성과에 대해 "놀라움의 연속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작년 7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이달로 한국 진출 1주년을 맞았다.

필립스 사장은 "인피니티는 한국에 진출한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 중 최단기간인 10개월 만에 누적판매 1000대를 돌파했고 '월 100대 판매'도 출범 3개월 만에 달성했다"며 "그것도 10개가 넘는 전시장을 갖춘 경쟁업체와 달리 3개 전시장만으로 이뤘다는 점에서 놀라운 성과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인피니티의 판매대수는 671대로 렉서스(3251대) BMW(3041대) 메르세데스벤츠(2649대) 아우디(2276대) 폭스바겐(1802대) 혼다(1555대) 크라이슬러(1345대) 볼보(988대) 포드(966대)에 이어 10위에 랭크됐다.

시장점유율로는 3.3% 수준.

필립스 사장은 전시장 확대와 마케팅 강화로 오는 2010년까지 시장점유율을 6~8%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어느 분야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수입차 업계에서 4년여 만에 점유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아 보이지만,필립스 사장은 자신있다는 눈치다.

"성능면에서는 인피니티가 어느 브랜드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

최근 진행하고 있는 렉서스 벤츠 아우디 BMW 등 경쟁차종과의 비교시승에서 고객들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인피니티의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일만 남은 셈이지요."

필립스 사장은 인피니티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앞으로도 비교 시승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내년까지 2~3개 전시장을 추가로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까지 2~3개 신차도 선보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낼 신차는 오는 10월 발표할 '뉴 G35 세단'.풀 체인지 모델인 이 차량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을 제치고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선보인다.

필립스 사장은 "G35 새 모델을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닛산 본사가 한국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증거"라며 "닛산 본사는 한국닛산이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를 다루면서 쌓은 마케팅 노하우를 러시아 중국 등 신시장 진출 때 적용하려 한다"고 소개했다.

지난 4월 케네스 엔버그 사장에 이어 한국닛산 사령탑에 부임한 필립스 사장은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로 통한다.

미군 대령 출신인 그는 1973년 주한미군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뒤 10년 이상 한국에서 복무했으며,1998년에는 대우자동차 미국지사에서 근무했다.

대우차 출신인 한영철 프라임모터스 사장(렉서스 딜러),허진 아우디코리아 상무와는 요즘도 자주 연락하는 사이다.

결혼도 한국인과 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