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여름 휴가기간(7월31일~8월4일) 전에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내기 위해 마라톤 협상을 벌이며 막판 접점 찾기에 들어갔다.

노사 모두 휴가 시작 전에 교섭을 끝낸다는 입장이어서 24일께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사는 21일 밤 늦게까지 실무 교섭을 벌였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노사는 이날 오후 열 예정이던 17차 본교섭을 24일 오전 10시로 늦췄다.

노조는 이날까지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24일에는 주·야간조 각각 3시간씩,26일에는 주·야간조 각각 6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25일은 노조 창립일로 휴무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 간 잠정 합의안이 마련돼도 조합원 설명회와 찬반 투표 등을 거쳐야 한다"면서 "일정상 24일까지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휴가 전 타결은 사실상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막판 협상 타결 가능성이 대두하는 것은 파업이 휴가철 이후까지 이어질 경우 노사 모두 견디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노조 입장에서는 수출 전면 중단과 포스코 점거 사태 등으로 노조의 강경 투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극도로 악화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로 19일째로 접어든 장기 파업으로 누적 손실이 1조1529억원에 달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도 파업을 지속하기 힘든 배경이다.

수출 중단 사태가 장기화하면 대외 신인도에 치명타를 입고 해외 딜러망이 붕괴할 수 있어 회사측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한편 회사측은 전날 가진 16차 본교섭에서 임금 7만3000원 인상안을 노조측에 제시했다.

임금 인상분 6만6961원(기본급 대비 4.85%)과 호봉제 도입에 따른 인상액 6039원을 합친 액수다.

올해 사업 계획을 100% 달성할 경우 성과금 150%를 지급하는 안도 내놓았다.

노조는 그동안 임금 12만5524원(기본급 대비 9.1%) 인상을 요구해 왔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