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6년 새 출산율이 크게 낮아지고 독신 가구가 급증하면서 아파트의 실내공간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우선 방 개수가 줄어들고 거실 등 가족 공유 공간이 넓어지는 게 눈에 띄는 트렌드다.

기존 30~60평형대 이상 아파트의 경우 방이 대부분 3~5개였다.

하지만 요즘 새 아파트는 40평형대 이상에도 방을 3개만 넣는 경우가 흔하다.

또 부모와 결혼을 안한 자녀가 함께 거주하는 이른바 '캥거루족'을 겨냥한 '1+1 형태'의 아파트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한두 사람이 살 때는 10평형대 소형으로 구성했다가,가족 수가 늘어나면 옆집과 터서 중대형으로 만들어 쓸 수 있도록 만든 주택이다.

올초 SH공사의 강일지구 설계 현상공모에 당선된 원양건축사사무소의 작품은 입주자가 젊을 때는 10평형대 작은 아파트에서 지내다가 결혼과 출산 후에는 옆집과 합쳐 30평형대로 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지난달 주택공사의 '주부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작품도 '한 지붕 두 가족'을 컨셉트로 한 1+1 아파트였다.

30대 초·중반까지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이나 신혼부부의 프라이버시를 배려해 큰 집을 작은 집 2채로 나눠서 독립적으로 사용하도록 만든 것이다.

'아이 없이 젊음을 즐기는' 이들의 입장을 고려한 아파트인 셈이다.

자녀가 적어지면서 방이 줄어드는 추세도 강하다.

20평형대의 경우 방이 3개에서 2개로,35평형 이상은 4개에서 3개로 줄었다.

남는 공간은 주부 전용 공간이나 아이들 전용 거실,서재,AV룸 등으로 사용한다.

삼성물산이 현재 분양 중인 서울 답십리 래미안의 24평형은 침실을 2개로 하는 대신 남는 공간을 식당으로 꾸몄다.

이달 초 분양된 청주 강서지구 e편한세상은 48평형을 침실 3개와 작은 서재 1개로 구성했다.

벽산건설 우림건설 등은 일단 방을 4개로 설계한 뒤 방을 터서 3개나 2개로 줄일 수 있도록 가변형 벽체를 도입한 평면을 내놓았다.

실제로 금호건설 주택기획팀이 지난 5월9일부터 한 달간 홈페이지 이용자를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39평형에는 방 3개가 적당하다(60.2%)는 답변이 4개(39.8%)보다 더 많았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