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와이브로가 준비 부족 등으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드러내자 한껏 달아올랐던 관련 테마주들이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와이브로 서비스가 단기간내 활성화되기는 어려운 만큼 관련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나 서비스회사의 투자계획 등을 따져보고 신중하게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1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는 와이브로 시스템 사업자인 포스데이타,계측기 사업자인 이노와이어리스,중계기 업체인 기산텔레콤 영우통신,안테나 업체인 에이스테크놀로지,단말기 업체인 레인콤 등 와이브로 테마주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서비스가 시작된 후부터 이날까지 기산텔레콤이 22.27%나 빠졌고 이노와이어 영우통신도 20% 이상 하락했다.

포스데이타는 18.16%,레인콤은 15.35% 하락하면서 연일 상장 후 최저가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제2의CDMA'로 추켜세웠졌던 와이브로가 서비스 초기에 초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이 투자 분위기를 냉각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KTSK텔레콤은 현재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사용가능한 단말기는 노트북이 유일하다.

가입자도 KT가 140여명,SK텔레콤이 6명에 불과하다.

서비스 지역이 좁아 고정된 지역에서 하는 무선랜 서비스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다.

향후 투자계획도 불투명하다.

KT는 올해 와이브로에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은 1000억원 남짓에 불과하다.

KT는 PDA형 단말기 등이 나오는 10월께 본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가입자를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이지만 시기는 더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은 가입자를 늘리려는 의지도 없다.

당분간 휴대폰이나 PDA형 단말기도 내놓지 않을 계획이다.

유사서비스인 HSDPA에 역량을 더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서비스의 부진은 해외 진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에서 검증되지 않은 서비스를 해외에서 판매하기는 더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와이브로형 이동인터넷 서비스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국내 장비업체들의 진출이 기대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화증권 김지산 연구원은 "와이브로 테마주는 그동안 신규사업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올랐던 측면이 없지 않다"며 "관련 업체들의 실적 개선에 기대만큼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