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문제만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전체 국민의 이익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라며 한·미 FTA 반대론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 전 부총리는 18일 재경부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미 FTA는 무역과 투자를 늘려 국가 전체적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소득을 올리자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FTA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왜 우리가 FTA를 하는가에 대한 기본적 이유를 좀 더 이해했으면 좋겠다"며 "팩트(사실)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 FTA 협상을 중단하라고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 전 부총리는 이어 "일부 피해분야에 대해 보완을 하라는 요구는 할 수 있지만 협상을 아예 중단하라는 건 앞으로 일자리나 소득을 늘리지 말자는 얘기"라며 "만약 우리가 한·미 FTA를 체결하지 않으면 다른 나라가 미국 시장을 빼앗아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한·미 FTA를 통해 하려는 농업구조조정이나 금융부문 규제개선,의료법인의 영리법인화 등은 어차피 우리가 개혁해야 할 과제"라며 "만약 우리가 이런 분야를 끊임없이 개혁해 나가지 않는다면 세계 10위 경제대국 자리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부총리는 "우리나라는 저력있고 희망이 있는 나라"라며 "외국사람은 아무도 그렇게 보지 않는데 왜 우리만 스스로 좌절하고 자학하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

그는 "내년 1월말 금년 경제실적이 나오면 우리 경제전망에 대해 나와 생각이 달랐던 분들과 '끝장 토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나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정리하다가 적절한 시기에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강의를 좀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