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공장을 신설할 때 노조에 설명하고 조합원 고용에 관한 사항은 노사공동위원회 심의ㆍ의결을 거친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해 체결한 단체협약 내용 중 일부다. 현대차가 2010년 '글로벌 톱5' 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해외 공장 신설을 골자로 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지만 노조의 간섭으로 난감해하고 있다. 해외에 공장을 세워 국내 생산라인과 인력을 일부 조정할 필요성이 생겨도 노조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현재 미국(앨라배마) 중국(베이징) 인도(첸나이) 터키(앗산) 등지에 공장을 가동 중이고 체코(노소비체)에 신규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지만 국내 생산라인과 연계한 생산계획을 수립하기는 쉽지 않다. 라인 조정에는 인력 조정이 불가피한 탓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차종을 인건비 등이 싼 해외의 생산라인으로 옮기려 해도 노조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며 "라인 조정작업을 제때 하지 못하면 실적악화와 투자재원 고갈로 이어져 글로벌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