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주요 업종별 상반기 실적을 정리해보고 하반기 전망을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소비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유통업종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채주연 기자, 우선 유통업체들의 상반기 실적은 어땠습니까?

기자-1>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 가운데는 현재 신세계만이 상반기 실적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CG1-신세계 상반기 실적)

신세계의 상반기 매출액은 3조 9천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3.8% 늘었고, 영업이익도 3천400억원을 기록해 12.7% 가량 증가했습니다.

올해의 경우 1년에 입춘이 두 번 있다는 쌍춘절을 맞아 혼수 수요가 늘어난데다 4년만에 찾아온 월드컵 특수까지 겹치면서 백화점 부문의 고가 가전제품과 가구, 해외 명품 판매가 급증한 것이 특징입니다.

신세계는 올 상반기 백화점 부문에서만 명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17%, 가전 매출은 20%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주쯤 상반기 성적표를 내놓을 예정인 롯데쇼핑도 지난해보다 매출이 10% 이상 신장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그 밖에 다른 유통업체들도 올 상반기에는 기존의 신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2> 월드컵과 쌍춘절, 유통업계에는 더없이 반가운 손님이었을 텐데요, 상반기 유통업계의 가장 큰 이슈라고 하면 뭐니뭐니해도 M&A였겠죠?

기자-2> 그렇습니다. 올해는 유통업계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크고 작은 인수합병 건이 물밀듯이 쏟아졌는데요.

유통 쪽에서는 특히 해외에서 내로라하는 대형 업체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손을 털고 철수하면서 업체들 간 경쟁에 불이 붙었습니다.

올해 유통업계 M&A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것은 특히 올초 상장을 통해 거액의 자금을 마련한 롯데쇼핑의 영향도 적지 않았습니다.

롯데쇼핑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수전에 나선다면 업계 판도가 롯데를 선두로 영영 굳혀질 수도 있는 상황이니만큼 업체들 간 경쟁도 무척이나 뜨거웠는데요.

예상과는 달리 지난 4월 이랜드가 한국까르푸를 인수했고, 5월에는 신세계 이마트가 월마트코리아를 인수하며 롯데쇼핑은 잇달아 고배를 마셨습니다.

까르푸와 월마트 등 대어를 둔 1차전이 막을 내렸다면, 이제는 중소형 매물을 둔 2차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우선 롯데백화점이 지역 백화점인 청주백화점을 인수했고, 그랜드백화점이 일부 점포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다 현재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공정위가 까르푸와 월마트에 대해 지역별 점유율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이들 점포의 부분 매각 가능성도 있는 만큼 유통업계 M&A는 한동안은 끊이지 않을 전망입니다.

앵커-3> 유통업종은 소비와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경기가 다소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죠?

기자-3> 네. 경기선행지수와 소비심리 모두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올 하반기 소비경기 둔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국은행이 실시한 2분기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6개월 뒤의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지수'가 전분기 102에서 81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경기전망지수가 100을 밑돌면 경기가 지난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자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소비자 생활전망지수 역시 전분기보다 5포인트가 떨어져 그동안 성장세를 이어왔던 유통업계 경기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CG2-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의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하반기 경기전망지수도112를 기록해 지난분기의 131보다 19포인트나 떨어졌습니다.

앵커-4> 소비심리가 악화되면 유통업체들은 직격탄을 맞게 될 텐데요, 업계에서는 하반기 경기가 어떨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4> 아무래도 식품이나 생필품 등 생활과 직결된 상품을 판매하는 할인점보다는 주로 고가 상품을 판매하는 백화점들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CG3-하반기 매출신장률 전망)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백화점 업계의 경우 상반기에 9조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8% 가량 신장하겠지만, 하반기에는 4%의 성장률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소득 불균형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소비 양극화가 심화돼 백화점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하지만 할인점 업계의 경우에는 까르푸와 월마트 등 외국계 할인점이 철수하면서 시장구조가 정리된데다 하반기 25개의 신규출점이 예정돼있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하반기 할인점 업계 매출은 13조 7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들어보시죠.

인터뷰-1> 노은정 /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부장

"최근 경기관련 지표들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리스크 요인이 많이 증가하고 있지만 유통업계는 하반기에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반기보다 성장세는 다소 둔화되겠지만 할인점과 인터넷쇼핑몰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되고, 백화점과 TV홈쇼핑의 경우 한자릿수 성장이 예상됩니다."

특히 상반기에 있었던 대형 M&A에 대한 공정위의 심사 결과가 3분기 이후에 나올 것으로 보여 하반기 유통업계의 판도를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5> 상반기에는 월드컵 특수를 비롯한 다양한 성장동력이 있었다지만, 소비경기까지 악화된다면 유통업체들이 어떻게 활로를 모색할지 궁금하군요.

하반기 성장동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5> 계속되는 M&A로 경쟁도 심해지고 있는 만큼 유통업체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우선 할인점의 경우 프라이빗 브랜드, 즉 자체개발 브랜드를 강화해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보험상품 판매 등 금융업과의 교류 확대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자코드 인식 시스템인 RFID 기술의 단계적 보급으로 물류 관리 효율성이 높아져 전체적인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백화점업계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을 적극 활용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명품 판매의 경우 경기 악화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온 것을 감안하면 단순한 명품 브랜드보다 한단계 더 높은 '매스티지 브랜드'를 선보이며 VIP 확보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청소년층과 젊은층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하나의 공간에서 다양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멀티샵과 메가샵, 테마존 등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경기 불안정 요인이 오히려 소비심리를 부추길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습니다.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2> 노은정 /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부장

"기업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신규출점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유통업체들의 다각적인 노력이 소비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부동산 시장과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단기적인 유동자금이 증가하면서 그것이 구매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다 중국, 러시아 등 활발한 해외 진출과 지방 출점을 확대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은 소비경기가 악화되는 만큼 다각적인 활로를 모색해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