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만성 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손보업계는 사업비 절감과 공개 등을 추진하는 자구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손보업계는 사업비 절감을 위한 회사별 자구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초과사업비를 자체적으로 해소하고 사용내역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또,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예방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 방지에 주력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자구방안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선결조건이 많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손보업계는 사업비 절감을 위해 자동차보험 부문의 사업비를 공개하는 한편, 이행계획을 협회에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손보사들이 사용한 실제 사업비는 2조 5,838억원으로 예정된 사업비 2조 2,509억원보다 14.8%를 초과해 지출했습니다.

초과된 사업비는 '수지상등의 원칙'상 보험료 산출에 반영해야 하지만, 이를 반영하지 않지는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사업비 사용을 줄이더라도 이를 보험료에 반영해 차보험료의 가격경쟁은 유도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소비자에게 실리는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차보험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대형 손보사들의 사업비 절감보다는 중소형 손보사들의 절감은 영업력 약화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1조원을 쓰는 대형 손보사들이 10%를 절감해 1천억원을 줄이는 것과 중소형 손보사들이 3천억원에서 300억원을 줄이는 격차는 크다는 얘기가 됩니다.

실제로 생보사들은 생보협회를 통해 일부 보험상품에 대한 사업비를 사업비 지수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형사 생보사들보다 외국계와 중소형 생보사들의 사업비 지수가 평균 30% 이상 높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보험료 산정에서는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어 공개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사업비를 공개하고 높은 사업비를 사용하는 손보사들이 이를 보험료 산정에 반영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이 도입되지 않는 한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 최근 손보업계의 주력상품으로 등장한 통합보험에 대한 사업비 산정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통합보험의 경우 자동차보험을 탈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통합보험을 1건 판매할 경우 여기에 포함된 차보험의 사업비 내역을 어떻게 공개할 것인가도 문젭니다.

즉, A손보삭 1건의 차보험을 포함한 통합보험을 판매할 경우 회계처리에서 장기보험의 판매로 인식해 처리할 경우 제대로 된 공개가 되지 않을 수 있게 됩니다.

매집형 대리점에 지급한 수수료 등의 사업비 사용은 공개될 수 있지만, 설계사가 판매한 통합보험에 속한 차보험료의 사업비는 공개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3년 매집형 대리점에 대한 수수료 지급비율을 놓고 손보업계는 대형사는 15%선, 중소형 손보사는 17%선을 지급하는 것을 합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협의가 불과 1년만에 수수료 담합이라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를 준비하고, 가격경쟁에 재차 나서면서 손보업계의 합의는 물건너간 바 있습니다.

손보업계는 또, 카드수수료율과 관련해 카드업계에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손보업계는 차보험료의 카드 수수료율이 평균 3.2%~3.4%가 적용돼 사회적 담보성격이 강한 차보험의 수수료율이 높다는 주장입니다.

이를 위해 손보업계는 감독당국에 의뢰해 카드업계에 대해 수수료 산정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을 건의하는 한편, 신용카드 업무 허용 추진을 요구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과거 카드 수수료율 분쟁의 경우 백화점, 할인점업계와 카드업계간 지루한 분쟁을 겪은 바 있어 쉽게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게 금융업계의 분석입니다.

백화점과 할인점업계와 카드업계가 분쟁할 당시 할인점 업계가 주장했던 명분은 카드업계의 부실을 할인점 업계도 떠넘긴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손보업계는 차보험료 가운데 수수료로 지급한 규모가 1,400억원에 이르고, 이는 차보험 적자의 20%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손보업계는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카드업계에게는 부실을 전가한다는 명분만 줬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또, 카드업계와 손보업계가 카드 결제 뿐 만 아니라 보험 대리점으로 얽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삼성그룹 등 재벌 그룹과 방계 계열사들이 카드사들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기는 힘들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입니다.

이같은 사례는 이미 할인점과 카드업계 분쟁에서 여실히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할인점과 카드업계 수수료 분쟁 당시 신세계 이마트는 LG카드를, 롯데쇼핑 롯데마트는 삼성카드를 타킷으로 수수료 분쟁 싸움에 나선 바 있습니다.

결국 삼성화재가 삼성카드를 상대로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적극적으로 나서 요구하기는 부담이 된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입니다.

양재준기자 jjy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