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열린 금융연구원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경제 현안과 당면 과제들에 대한 나의 생각을 얘기하겠다"며 여러 주제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먼저 미국 문제를 거론했다.

"미국이 금리를 1%로 내릴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그런 일이 벌어졌다"며 "미국인들이 저금리로 빌린 돈을 소비하면서부터 전 세계적인 경기부양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 결과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급증했고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국들의 흑자는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것.

이 총재는 "수출과 내수가 함께 움직이면 경기확장 국면도 오래 지속되는데,2000년부터 수출과 내수가 엇갈려 움직였다"고 경기사이클이 짧아진 이유를 설명했다.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최근 2~3년간 30% 이상 환율이 떨어진 부담을 흡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상수지가 균형 상태에 근접했기 때문에 미국 달러의 기조적인 약세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한 달이 지날 때마다 올라갈 가능성이 많다"며 "12월이나 1월쯤 되면 '3'자를 붙일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우려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물가가 전년동기대비 3%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 총재는 또 "지금까지 산업생산이 두자릿수로 증가하고,전체 성장률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서비스업 활동도 실망할 수준이 아니다"며 경기낙관론을 피력했다.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금리가 움직이는 방향 뿐만 아니라 현재의 수준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한은 정책이 항상 최적수준에 있는 것은 아니며,과거 미흡한 부분을 시정하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