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변화의 파도에 올라탄 LG생활건강에는 디자인 경영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생활용품 시장은 그동안 치열한 가격 경쟁과 유통 영업력이 성패를 좌우했다.

차별화보다는 경쟁사 따라잡기와 생산성 향상,품질경쟁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은 무한 가격 경쟁과 품질경쟁의 레드오션(경쟁시장)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가치를 소비자에게 먼저 제시하는 마케팅 전략을 선택했다.

소비자들의 의견 반영과 만족을 넘어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앞서 제시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 경쟁을 이끌 원동력으로 디자인을 육성키로 한 것.

디자인 지향점은 '아름다운,영리한,그리고 그 이상'이다.

디자인은 세제,크림 등 상품을 담는 용기나 겉포장 정도로 인식돼 왔으나 아름다움 그 자체로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동력으로 인식한다는 뜻이다.

'아름다운' 디자인이란 일반 제품과 전혀 다른 창의적인,예술적인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영리한' 디자인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능의 편의성이나 기술을 통해 새로운 사용 형태와 가치만족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 이상'이란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 로열티,사용자의 정체성,문화 등 단순한 상품과 소비 그 이상의 특별한 가치 및 고객들과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3단계 디자인 지향점은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과 직결돼 있다.

특별한 디자인은 같은 제품을 수십 배 높은 가격의 제품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LG생활건강의 디자인 전략 핵심은 'C&D(Connect& Develop·연결과 개발)'다.

C&D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로부터 아이디어를 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하는 디자인 개발 시스템이다.

C부문에서는 세계적 유명 디자이너와의 프로젝트 수행,최고 수준 디자인 회사와의 전략적 제휴,산·학협력 등을 적극 추진 중이다.

현재 세계 최고로 꼽히는 이집트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와 함께 화장품 기초라인 프로젝트를,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인 아릭 레비와는 화장품 고급라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D부문에서는 젊고 개성이 강한 최고의 디자이너들이 편히 일할 수 있고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디자인 실명제,성과에 다른 파격적 보상 등 개인의 창의성이 중시되는 시스템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업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해 왔던 개발,자재사양,표준견본 등 부가적 업무들도 아웃소싱 등을 통해 과감히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은 이와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소비자 감성분야 차별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은 이와 관련,"디자인적인 생각,창의적인 사고가 톱니바퀴처럼 물려 돌아가는 게 가치창조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