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매치플레이 경험을 거의 해보지 못한 한국골퍼들은 역시 매치플레이에 약했다.

한국선수들은 전체의 30%가량인 18명이 출전했으나 단 한 명도 4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올시즌 벌어진 미국LPGA투어 스트로크플레이 대회 16개 중 절반인 8승을 올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여자골프 톱랭커 64명이 출전해 '녹다운 방식'으로 치러지고 있는 미LPGA투어 HSBC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우승상금 50만달러).

재미교포 미셸 위(17·나이키골프)를 포함,한국은 모두 18명이 출전해 시즌 9승째를 노렸으나 물거품이 됐다.

미셸 위가 8강에 오른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고 박세리(29·CJ) 김미현(29·KTF) 배경은(21·CJ) 등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은 모두 16강전에서 탈락했다.

미셸 위는 미국 뉴저지주 글래드스톤의 해밀턴팜GC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박세리를 2홀차로 꺾고 8강에 올랐으나 9일(한국시간) 속개된 8강전에서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에게 4홀차로 져 탈락했다.

4강 진출에 실패한 것은 물론 미LPGA투어 첫승도 다음 대회로 미루게 됐다.

린시컴은 장타력(올시즌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281.4야드로 투어 랭킹 2위) 말고는 알려지지 않은 선수.16강전에서 배경은을 제압했던 린시컴은 미셸 위보다 더 멀리 뻗어나간 드라이버샷을 선보이며 퍼트 실수가 잦았던 미셸 위를 큰 스코어차로 꺾고 4강에 올라 이번 대회 돌풍의 중심이 됐다.

미셸 위는 그에 앞서 박세리와 16강전에서 맞붙어 관심을 모았으나 그 경기는 물론 8강전에서 경기 중 동반선수와 단 한마디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한다.

박세리는 "미셸 위와 한 번도 대화를 주고받지 않았지만 캐디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고,린시컴은 "한 번은 '굿샷'이라고 칭찬해줬는 데도 아무런 대꾸가 없기에 '그냥 경기에 집중하려고 저러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8강전에서 '백전노장' 줄리 잉스터(미국)에게 1홀차로 져 탈락했다.

이로써 준결승전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린시컴,잉스터-폴라 크리머(미국) 대결로 압축됐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