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차림에 구두 대신 샌들을 신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관련 여성용품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여성용 구두와 스타킹 시장은 정체 상태에 빠져든 반면 샌들과 덧신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것.샌들 착용이 확산되면서 풋케어 크림·발냄새 제거제·각질 제거 세트 등 발 관리 제품 시장이 덩달아 늘어나고 있고 맨살로 드러난 다리를 가꾸기 위한 제모시술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최대 제화업체인 금강제화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월 말까지 여성용 구두 판매는 5% 증가에 그친 반면 샌들은 20% 이상 판매 규모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민 금강제화 MD(구매 담당)는 "샌들 수요가 폭발적으로 많아지면서 지난해 195가지였던 샌들 디자인 종류가 올 들어 250가지로 늘어났다"며 "노출이 본격화되는 여름철은 물론 간절기인 3월부터 샌들을 찾는 여성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과거 주종 판매 제품이었던 펌프스화(앞뒤가 다 막힌 구두)는 그만큼 매출이 뒷걸음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 여성들이 많이 찾는 두산타워 구두 매장인 '슈가힐' 관계자도 "2~3년 전에는 여름철 매출의 50~60%를 구두가 차지했는데 요즘은 30% 밑으로 뚝 떨어진 반면 샌들 판매가 전체 여성용 신발 판매의 70%를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여성들이 구두를 신을 때 주로 착용하는 스타킹 시장도 덩달아 위축되고 있다.

두산타워 양말 매장인 '루즈삭스' 관계자는 "올 들어 스타킹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의 50%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반면 샌들에 덧대 신는 덧신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고 있다.

오픈 마켓인 옥션에서의 덧신 판매량이 올 들어 6월까지 작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난 것을 비롯 의류업체인 비비안도 2004년 6월 한 달간 1000만원이었던 덧신 판매액이 작년 6월엔 5000만원,올 6월에는 9000만원으로 급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샌들 소비가 늘어나면서 발 관리 제품 소비도 늘고 있다.

옥션에서 거래되는 풋케어 크림,발냄새 제거제,굳은살 및 각질 제거 세트 등 발관리 용품의 올 2분기 중 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 증가했다.

다리 제모 시술을 하는 여성도 늘어나고 있다.

차앤박피부과에 따르면 다리 제모 시술을 받으러 오는 환자들이 해마다 10%씩 늘고 있다.

샌들을 자주 신어서 생기는 피부 질환으로 피부과를 찾는 환자들도 많아졌다.

이지함피부과 이유득 원장은 "샌들을 신으면 같은 곳에 압박이 가해져 티눈이 생기고 비 오는 날에는 발이 습해지다 보니 무좀이 생기기 쉬워서 병원을 찾는 여성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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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신문 7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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