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까지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경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이 하반기엔 한자릿수 증가율로 꺾일 것으로 전망됐다.

수입은 원유 등 에너지를 중심으로 급증하는 추세여서 올 한 해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당초 목표치(230억달러)의 절반인 12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4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2006년 수출입 전망'에 따르면 올 하반기 수출은 1625억달러로 지난해 하반기 1479억달러에 비해 9.9%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반기별 수출 증가율이 한자릿수에 머무는 것은 2002년 상반기(-3.3%) 이후 4년 반 만에 처음이다.

산자부는 우선 세계경제 성장세가 하반기에 낮아질 것이란 점을 수출 둔화 예상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에 따르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 1분기와 2분기 각각 3.4%와 3.3%에서 하반기엔 3분기 3.0%,4분기 2.9% 등으로 낮아진다.

게다가 환율 하락에 따른 악영향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는 환율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둔 밀어내기 수출의 영향으로 두자릿수 수출 증가율이 가능했지만 하반기엔 채산성 악화로 인한 수출 포기가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다만 연간 수출 목표치인 3180억달러는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원유 등을 중심으로 한 가파른 수입 증가세는 여전할 것이란 게 정부의 관측이다.

하반기 중 원유 수입은 309억달러(증가율 29.1%),전체 에너지 수입은 467억달러(25.0%)로 추산됐다.

이로 인해 하반기 수입액은 작년 하반기 대비 15.2% 늘어난 1577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하반기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48억달러 수준으로 상반기 72억달러의 3분의 2로 줄어들 것으로 산자부는 내다봤다.

올 한 해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120억달러로 정부가 연초 내건 230억달러의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02년의 108억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