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제약사인 화이자와 2위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한국 시장에서 다국적 제약사 1위 자리를 놓고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5년간 국내에 진출한 외국 제약사 1위를 유지해온 한국화이자를 한국GSK가 바짝 추격하고 있어서다.

한국GSK는 올해 전년 대비 18%가량 늘어난 3600억원의 매출을 올려 한국화이자를 제치고 다국적 제약사 1위 자리에 오른다는 사업계획을 세웠다고 2일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3057억원의 매출을 올려 3422억원인 한국화이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한국GSK 관계자는 "우리는 지난해 33.7%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한국화이자는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다"며 "세계시장에서는 아직 격차가 크지만 한국에서는 올해 화이자를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GSK의 이 같은 성장은 B형간염 치료제 '제픽스' '헵세라',당뇨병 치료제 '아반디아' 등 특허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주력 제품들이 국산 개량신약이나 복제약(제네릭)의 견제를 받지 않고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제픽스는 지난해 건강보험 청구액이 317억원으로 전년(172억원)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반면 한국화이자는 2003년 특허가 끝난 자사 1위 제품 '노바스크'(고혈압 치료제)의 매출 급감으로 지난해 전체 의약품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회사 매출은 2.5% 성장하는 데 그쳤다.

노바스크는 한미약품 '아모디핀',종근당 '애니디핀' 등 노바스크의 성분을 일부 바꾼 개량신약의 등장으로 건강보험 청구액이 2004년 1316억원에서 지난해 1068억원으로 248억원이나 줄어들었다.

한국화이자는 그러나 최근 고혈압 및 고지혈증 치료제 '카듀엣'과 신경병증 통증 치료제 '리리카' 등 신약 2개를 내놓고 한국 시장에서의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