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포 노화억제 물질을 개발해 일약 주목받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태국 교수는 바이오 벤처기업인 씨지케이와 한 팀이다.

이들은 단순히 일회성으로 기술을 이전하는 관계가 아니라 기초 연구와 사업화를 전략적으로 함께 수행하는 일종의 동료다.

씨지케이와 김 교수팀은 공동 연구의 성과로 고효율 신약발굴 방법인 '매직' 기술과 인간 세포 노화억제 물질(CGK733)을 잇따라 개발,사이언스와 네이처 자매지에 각각 발표했다.

이들은 추가로 몇 편의 논문을 세계적 저널에 심사를 신청해 놓고 있으며 해외 기업과의 상용화 계획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대학교수들의 연구 패턴이 최근 달라지고 있다.

벤처기업과 전략적으로 팀을 구성,기초 연구에서부터 실용화 연구에 이르는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는 것.이 같은 움직임은 장기간의 연구와 사업화 과정을 필요로 하는 바이오 분야에서 특히 활발하다.

씨지케이 김진환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대학교수가 바이오 기초연구 성과를 내도 실제로 기업과 함께 상용화 연구에 들어가기가 매우 어렵다"며 "교수와 기업이 함께 초기 단계부터 기초 연구와 상용화 연구를 전략적으로 추진하면 상용화 기간을 줄이고 성공률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진은 바이오 벤처기업인 제넥셀과 밀착된 파트너십을 맺고 기초 연구와 실용화 연구를 공동 수행하고 있다.

정종경 교수팀은 제넥셀과 함께 파킨슨씨병의 유전적 발병 요인을 밝혀 지난 5월 네이처에 발표했고 지난 3월에는 고규영 교수가 혈관생성 단백질인 '콤프앤지원'의 족부궤양에 대한 치료 효과를 규명해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게재했다.

제넥셀은 이 밖에 임대식 교수와는 항암제,김대수 교수와는 파킨슨씨병 및 수전증 치료제,김선창 교수와는 항균 펩타이드에 관한 상용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연세대 이상규 교수는 포휴먼텍과 팀을 이뤄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4월 자가 면역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으며 지난달에는 자가 면역질환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했다.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진은 알앤엘바이오와 대거 공동 연구를 수행하면서 줄기세포 치료제와 천연물 신약 등에 대한 기초 연구와 실용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