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가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

상반기 급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던 증시는 하반기부터 바닥을 다지며 반등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하반기부터 장이 상승 추세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을 염두에 둔다면 지금이 펀드 가입에 적기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상승장에서는 적극적인 운용 전략을 취하는 성장형 펀드가 수익률 경쟁에서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승장 대비 주식형 비중 확대를

이상훈 대한투자증권 상품전략부장은 "상반기 주가 하락으로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 수준으로 낮아져 다른 나라에 비해 투자 매력도가 높다"며 "코스피지수 1300 이하에서는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증시 상승에 대비해 주식형 펀드 매입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다만 지난해에 비해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으므로 기대수익률을 낮춰 잡고 적립식으로 분할 매수하는 것이 올바른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준 농협CA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코스피지수 1200선 안팎이 바닥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하반기 반등을 겨냥해 주식 편입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상승장에서는 투자처를 다양화한 복합형 상품보다는 정통 주식형 펀드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게 나온다"고 조언했다.

이관순 미래에셋증권 금융상품마케팅팀 과장은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주식에 60% 이상을 투자하는 성장형 펀드 가입을 권한다"며 "소비관련주 정보기술(IT)주 중소형주 등 스타일별로 특화한 펀드로 분산하는 것도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성기 SH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상반기 낙폭이 컸던 대형 IT 관련주와 가격 매력이 커진 건설주 등을 주로 편입한 펀드들이 하반기에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소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배당주 펀드나 주가연계 펀드(ELF)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배당주 펀드는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을 미리 편입해 배당수익과 시세차익을 동시에 노리는 상품이다.

ELF는 원금 손실 위험이 주식형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은행 정기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채권형 펀드는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다.

만기가 짧은 머니마켓 펀드(MMF)와 환매조건부채권(RP) 등으로 운용하다 금리 상승세가 꺾이는 시점에서 장기 채권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순수 채권형 펀드보다는 주식을 일부 편입하는 혼합형 상품이 낫다는 평가다.


○해외 펀드는 글로벌 분산 유망

해외 펀드는 지난 2분기 세계 증시의 동반 약세로 인기가 주춤했지만 여전히 분산투자의 한 축으로 유망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상훈 부장은 "하반기에는 미국의 경기 둔화 여부에 따라 인도 동유럽 남미 등 신흥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어 투자 범위를 개별 국가나 특정 지역에서 선진국 시장이나 글로벌 증시로 확대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일본과 중국 등 경제 펀더멘털(내재가치)의 변화 없이 조정을 받은 시장은 추가 매수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물론 3년 이상 장기 투자의 경우 신흥시장 펀드의 일시적인 조정은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영준 본부장은 "투자 대상의 국제화는 이미 대세이기 때문에 위험 분산을 위해 하반기에도 해외 펀드에는 꾸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