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의 부동산 철학은 '시장 원리에 충실한 수요와 공급'으로 요약된다.

주택이 필요한 곳에 수요자가 원하는 만큼을 지어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김 지사 당선자는 29일 "임대주택을 막상 건축하고 나면 입주할 사람이 모자라는 데도 정부는 계속 임대주택만 짓겠다고 한다"며 "수요와 반대로 가는 것은 결코 정의가 아니며 시장원리와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보다 넓고 쾌적한 주택을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이를 죄악시하지 말고 오히려 여기에 걸맞은 주택을 짓도록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김 당선자는 "최근 잘 사는 사람들이 쾌적한 주거환경을 찾아 캐나다나 미국 뉴저지,버지니아주 등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이들이 경기도에서도 선진국에 못지 않은 주거문화를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제2외곽순환도로 주변 지역에 추진하고 있는 3기 신도시를 '명품신도시' 형태로 건설하겠다는 것도 이 같은 철학과 딱 맞아 떨어지는 구상이다.

주택공급 방식도 마찬가지다.

김 당선자는 명품신도시 건설방식을 공영개발 방식이 아닌 민간자율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경기도가 도시계획에 따라 부지를 조성하고 도로 등 인프라 시설을 설치한 뒤 민간업체에 팔아 고급주택을 자유롭게 지어 분양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명품신도시에는 임대주택 비율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없애겠다는 게 김 지사의 구상이다.

평형도 소형은 되도록 배제할 방침이다.

물론 '경기도=고급주택 촌'이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다.

필요한 재원 조달을 위해 국내 민간자금은 물론 외자를 유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동두천 등 미군기지 공여지의 경우 토지 소유주인 국방부 등과의 협의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불하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억제정책에 따라 그동안 주택공급이 크게 부족해지면서 최근 집값 불안요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게 김 당선자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 김포신도시를 1000만평 규모로 확대하는 한편 안성 평택 문산 여주 화성 시흥 등 수도권에 주택 공급을 늘릴 방침이다.

시장의 흐름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타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정공법'을 들고 나온 셈이다.

한편 김 당선자는 지역구의 사무국장 및 직원들에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라고 강권할 만큼 평소 부동산시장에 관심이 많다.

지역 구민들의 민원이 대부분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이나 각종 건축행위를 둘러싼 갈등이라는 점에서 오랜 의정생활을 토대로 발굴한 지역구 관리 비결이기도 하다.

"등기부등본이라도 제대로 볼 줄 알아야 지역 구민들의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것이 김 당선자의 생각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