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완료가 임박함에 따라 그동안 지지부진한 주식시장이 반등의 계기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상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기간에는 외국인 매물이 집중돼 주가가 약세를 보여왔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26일까지 매입한 자사주 물량은 모두 244만7454주로 당초 예정물량(260만주)의 94.1%에 달했다. 남아있는 물량은 15만2546주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매일 평균 7만∼8만주씩 매수를 신청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틀이면 모두 소화해낼 수 있는 규모다. 27일엔 전날 종가로 7만주 매입을 신청했으나 주가가 오르는 바람에 체결되지는 못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후 코스피지수 움직임을 감안하면 이번 매입 완료 후 주가 상승을 점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삼성전자가 2003년 이후 자사주를 매입한 경우는 모두 다섯 차례다. 이 가운데 2004년 4월 자사주 매입 후 '차이나쇼크' 우려로 지수가 급락한 경우를 제외하고 나머지 네 차례는 모두 자사주 매입 후 코스피지수가 올랐다.

오경택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후 주가 움직임은 외국인 동향 및 삼성전자 실적추이와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외국인 매물이 중단되고 삼성전자 분기실적이 턴어라운드하는 시점에서는 지수가 반등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