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주가가 채권단 지분 2차 매각 성사를 계기로 그동안의 물량 부담을 털고 급등세를 보였다.

26일 하이닉스는 9.23% 오른 2만9600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장 개시 전 하이닉스 채권단 매각 물량 중 2700만주가 연기금과 투신사 등 국내 기관들에 시간외 대량매매로 넘어갔다. 매각가격은 지난 23일 종가(2만7100원)에서 2.2% 할인된 2만6500원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날 주가 급등은 매각 할인율이 2.2%로 당초 예상보다 낮았던 데다 블록딜 경쟁률이 2 대 1 이상으로 높아지는 바람에 원하는 만큼 물량을 받아가지 못한 기관들이 장중에서 사들였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지난해 10월 채권단 지분 1차 매각 당시에는 할인율이 7%에 달해 매각 다음날 기관이 곧바로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락했었다.

김 연구원은 "하이닉스가 대형 기술주 가운데 유일하게 2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인 데다 하반기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회복에 힘입어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점도 투자자들의 매수욕구를 자극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주가 상승을 억제해온 채권단 지분 매각 악재가 일단락됨에 따라 하반기에는 주가가 4만2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정창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도 채권단 매각 예정물량이 2000만주가 더 남아 있다"며 "물량부담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