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의 조 후지오 회장 시대가 열렸다.

1995년 사장,99년 회장 취임 등 11년간 도요타를 지휘해온 오쿠다 히로시 전 회장(74)은 2선으로 물러났다.

도요타자동차는 23일 주총과 이사회를 열어 조 후지오 회장,와타나베 가쓰아키 사장 체제를 공식 발족시켰다.

오쿠다 전 회장은 상담역에 임명됐다.

올해 69세인 조 신임 회장은 도쿄대 법대를 졸업한 전형적인 엘리트 출신.온화한 성격으로 화합을 중시하는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99년 회장으로 취임한 오쿠다 뒤를 이어 사장직에 올라 6년간 호흡을 맞춰왔다.

작년 초 와타나베에게 사장직을 물려준 뒤 부회장으로 일해왔다.

재계 내 신망도 두터워 지난달 교체된 게이단렌 회장직 요청을 받았으나 2대 연속 도요타가 회장직을 맡을 수 없다며 끝까지 고사했다.

새 경영진은 오쿠다 전 회장의 경영 노선을 충실히 이어받아 '글로벌화'와 '품질 경영'을 중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조 회장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게 가장 나쁜 것"이라는 오쿠다 전 회장의 경영 철학을 충실히 지켜왔다.

평소 조 회장은 자동차 업계 1위를 눈앞에 둔 도요타가 '경영'과 '자본' 측면에서 부족한 게 많다고 지적해 왔다.

특히 최근 수년간 양적 팽창과 함께 도마에 오른 품질 저하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올해 도요타의 자동차 생산 대수는 906만대에 달해 1995년에 비해 8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52곳에 생산 거점을 구축할 만큼 글로벌화도 진행됐다.

그러나 해외 생산이 국내보다 많아지고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불량률도 높아졌다.

지난해 일본에서 리콜된 자동차만도 188만대에 달해 도요타의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