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는 유가증권시장에 4개,코스닥시장에 1개 등 5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27일 섹터ETF 7개 종목과 KRX100지수를 추종하는 ETF 1개 종목이 추가로 상장되면 종목 수는 13개로 늘어난다.

상품 수가 각각 204개와 113개(지난해 말 기준)에 이르는 미국이나 독일에 비하면 국내 ETF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 해외 ETF 등 다양한 상품 공급돼야

해외 전문가들은 ETF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우선 고객들의 기호에 맞는 ETF상품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그마 보이직 독일거래소 ETF상품개발 담당자는 "독일 ETF시장이 급성장한 이유 중 하나는 채권지수ETF 원자재ETF 등 다양한 ETF가 꾸준히 공급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2000년 ETF가 첫선을 보인 이후 5년 만에 상품 수가 113개로 늘었다.

2002년 ETF선물과 옵션상품이 개발됐고 2003년엔 채권ETF,2005년엔 세계 최초로 골드만삭스원자재지수(GSCI)를 추종하는 원자재ETF가 선보였다.

최근엔 해외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는 추세다.

미국은 전체 204개 ETF 중 43개가 해외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이다.

지난해 미국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순자산총액 증가율이 18%에 그쳤지만 해외 ETF는 97%에 달했다.

국내에선 내년 상반기 중 해외 ETF가 첫 상장될 예정이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이를 위해 22일 세계 최대 ETF운용사인 바클레이즈 글로벌인베스터스(BGI)와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전문가들은 초기 유동성 확보와 투자자 교육도 ETF시장 성공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BGI의 마크 로버츠 ETF 기획담당 총괄책임자는 "ETF시장이 커지면 증권사들도 매매수수료 수입이 늘게 되고 ETF 대여,자산관리서비스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초기엔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 거래소 증권사 운용사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ETF시장 활성화를 위해 각종 제도 완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 ETF는 선물과 달리 공매도 때 직전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서만 호가를 낼 수 있는데 이 같은 '업틱 룰(up-tick rule)'을 조만간 폐지할 예정이다.

또 ETF가 장기 보유에 적합한 상품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거래량 기준 상장폐지 요건도 없앨 방침이다.

◆ 펀드 ETF 편입 비중 늘려야

국내 ETF 운용사들은 ETF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최대 판매망인 은행을 통해 ETF가 많이 편입된 펀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객들이 은행에서 ETF에 투자하려면 펀드형태로만 가능한데 현재 ETF는 한 펀드에 30%까지만 편입할 수 있도록 제한돼 있는 상태다.

삼성투신운용의 배재규 인덱스운용본부 부장은 "ETF는 주식형펀드에 비해 변동성이 적어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은행 고객들에게도 매우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런던=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