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과 '할아버지' 둘 중 하나만 웃는다.

한국과 스위스의 경기에서 딕 아드보카트 한국 대표팀 감독(59)과 야코프 쾨비 쿤 스위스 대표팀 감독(63) 사이의 치열한 지략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들은 스타일에서 대조되는 지도자다.

'토털사커의 창시자'인 고(故) 리누스 미헬스로부터 지도자 수업을 받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라운드의 작은 장군'으로 불린다.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한 자국 네덜란드 대표팀의 지휘봉을 두 차례나 잡은 경험이 있다.

주전급이라도 자신의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팀에서 방출하는 등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을 장악한다.

"히딩크는 생각한 다음 움직이지만 아드보카트는 즉시 실행에 옮기고 본능을 따르는 편"이라는 핌 베어벡 수석코치의 평가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지도 스타일을 잘 말해준다.

반면 '스위스 축구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쾨비 쿤 감독은 인화를 중시하는 지도자다.

스위스 국가대표 미드필더 출신인 그는 1996년부터 자국 청소년 대표팀을 지휘한 뒤 2001년 6월 A대표팀을 맡아 순조로운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선수들로부터 '할아버지'로 불렸던 청소년 대표팀 감독 시절 "너희 11명은 모두 친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다.

팀을 '가족'이라고 부르며 화합을 중시하는 코비 쿤 감독의 지도력은 현재 스위스 대표팀의 커튼같이 잘 짜여진 조직력을 만든 원동력이다.

청소년 대표팀 감독 시절 발굴한 필리페 센데로스(21·아스날),트란퀼로 바르네타(21·바이엘 레버쿠젠) 등 '알프스의 무서운 아이들'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또 선수들의 심리를 잘 이용하면서 이름값이 아닌 조직에 부합하는 선수로 팀을 꾸리는 것도 특징의 하나다.

이번 맞대결은 아드보카트 감독과 쾨비 쿤 감독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번 독일월드컵까지가 계약 기간인 아드보카트 감독은 스위스전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치르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반면 쾨비 쿤 감독은 한국과의 경기가 스위스 대표팀 감독으로 벌이는 50번째 A매치다.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에서 이들 두 감독의 머리싸움이 어떻게 전개될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