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입차 고객을 위해서라면….' 수입차 메이커들이 본사 차원에서 한국 시장을 배려하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한국 내 수입차 판매량이 급증하자 다른 국가보다 차량 신모델을 우선적으로 배정해주고 한국 고객들만을 위한 차량 옵션을 개발하는 등 전폭적이다.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량 1,2위를 다투는 BMW는 최근 최고급 럭셔리 모델인 7시리즈 전 차량에 한글 K-내비게이션을 장착했다.

K-내비게이션은 한국 시장만을 위해 독일 본사에서 직접 2년 동안 개발해 적용한 것으로 독일 생산단계에서부터 장착된다.

올해 안에 다른 모델에도 채택될 예정이다.


BMW는 지역별 신차량의 출시 시점에서도 한국을 우선시하고 있다.

2002년 뉴7시리즈를 출시할 때 첫 생산분부터 한국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어 지난해 3월 선보인 뉴3시리즈의 경우 독일,유럽과 동시에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시장에 출시됐다.

BMW는 2002년부터 차량 내 작동 지시어를 한글로 지원하는 정성을 보였다.

엔진오일 교환,정기점검 일시,고장 여부와 같은 차량 점검을 알리는 메시지를 한글로 선명하게 표시하는 서비스다.

BMW가 독일어,영어에 이어 세번째로 실시한 언어 서비스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처음이었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BMW가 한국 고객을 위해 얼마나 많이 노력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며 "BMW는 앞으로도 한국 시장에 맞는 새로운 기술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4월 최고급 럭셔리 세단인 페이톤 모델을 한국에 출시하기 위해 60여대를 항공기로 공수했다.

페이톤을 전용으로 생산하는 드레스덴 공장은 4일간 생산라인을 특별 가동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추기도 했다.

전세계 페이톤 판매율에서 한국이 2위를 차지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렉서스는 지난 4월 렉서스 ES350을 한국에서 최초로 출시해 주목받았다.

ES시리즈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수입차인 점을 감안,ES350에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전동 접이식 사이드 미러와 사이드 방향지시등도 기본으로 채택했다.

한국 수입차 시장의 새 강자로 부상한 아우디는 지난해 서울모터쇼에 초고성능 모델인 RS4를 세계 두번째로 전시하는 파격을 보였다.

대부분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 등 세계 5대 모터쇼가 아니고서는 신차 발표를 꺼리나 서울모터쇼에 이 모델을 등장시켰다.

닛산은 2004년 한국닛산㈜을 설립하면서 SUV 세단 스포츠쿠페 등 전 라인과 자체 판매망을 갖추도록 배려했다.

1989년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 이어 전세계 두번째다.

중동 일부 지역과 일본 등의 국가에서는 법인이 아닌 딜러만 운영하고 있다.

포드는 파이브헌드레드 모델의 본사 판매 통계자료에 '코리아 파이브헌드레드'라는 별도 파일을 만들어 집계하고 있다.

사브는 한국의 디자인 전공생을 대상으로 디자인 공모전을 열고 우승팀에 사브 견학 기회까지 제공하고 있다.

한국 수입차 시장은 이제 수입차 메이커 본사들에 선택적인 시장이 아닌 반드시 챙겨야할 필수적인 시장으로 격상되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