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노코필립스 쉐브론 등 미 석유메이저들은 자신들의 기록적인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거나 휘발유값을 내리는 재원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음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데이빗 오레일리 쉐브론 최고경영자(CEO)는 18일 NBC방송에 출연,"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거대한 개발자금을 투자하고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석유회사들의 대규모 이익이 과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석유회사들의 이익을 휘발유값을 내리는 데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수요증대에 따른 공급을 늘리는 게 해답"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석유산업이 아주 이익을 많이 낸다고 생각하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렇지 않다"며 "석유산업의 자본이나 판매대비 이익률은 적당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방송에 출연한 제임스 멀바 코노코 CEO도 "수십년 동안 에너지개발에 투자한 비용을 감안하면 석유산업이 반드시 좋은 사업이라고 할 수 없다"고 동조했다.

동석한 존 호프마이어 로열더치셸US회장도 "대체연료를 개발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메이저 회사 CEO들의 이 같은 발언은 작년 높은 유가 덕분에 막대한 이익을 올린 석유 회사들이 일정액을 환원하거나 휘발유값을 내리는 데 사용해야 한다는 의회 등의 주장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고유가로 인해 엑슨모빌 쉐브론 코노코 등 미국 3대 메이저는 1000억달러 이상의 순익을 올렸다.

의회에서는 이들이 고유가 덕분에 천문학적인 이익을 낸 만큼 일정액을 환수해야 한다는 '초과이득세법'을 신설할 움직임을 보여왔다.

또 미 연방무역위원회(FTC)는 휘발유값 담합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으나 최근 '혐의없음'으로 결론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