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출산율 통계를 살펴보다 보면 묘한 결과가 발견된다.

통계청의 '2004년 지역별 합계출산율' 자료에 따르면 6개 광역시 중 출산율이 가장 낮은 곳은 부산으로 0.95명에 불과하다.

대구가 1.08명으로 그 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9개 도단위 지역에서도 경북이 1.19명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남(1.26명)은 최하위권은 아니었지만 충남(1.34명)이나 전남(1.35명)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특히 부산 지역의 출산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1명도 안 됐으며,곧 발표될 2005년 통계(전국 평균 출산율 1.08명은 발표됐음)에서도 더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영남 지역의 출산율이 낮은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두 가지 분석이 있다.

하나는 부산 대구 경북 등의 지역 경제가 그동안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아이를 낳아 기르는 데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이 지역의 출산율이 낮다는 점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김용현 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정책본부장은 "지역 경제가 좋지 않다는 이유도 분명히 있겠지만 저출산의 배경엔 보수적인 사회문화적 환경이 한몫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경상도 사나이'들의 무뚝뚝함과 가부장적 분위기가 출산율을 떨어뜨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같은 경상도라도 경기가 낫고 타 지역 출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울산광역시의 출산율이 1.23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숙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가부장적 사회의 출산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