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웃나 두고 보자'

아드보카트호의 '작은 황새' 조재진(25.시미즈 S펄스)과 토고 축구의 희망 에마뉘엘 아데바요르(22.아스날)가 2006 독일 월드컵 G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자존심을 걸고 골잡이 대결을 벌인다.

무대는 13일 밤 10시(이하 한국시간) 프랑크푸르트 코메르츠방크 아레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토고와 맞대결에 조재진을 최전방 원톱에 배치할 예정이다.

아데바요르는 모하메드 압델 카데르 쿠바자(갱강)와 함께 투톱으로 공격 일선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두 팀 모두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서 반드시 잡아야 될 이날 경기는 결국 이들의 발끝에서 승부가 갈릴 공산이 크다.

득점기회가 많은 골잡이로서 둘 중 하나가 G조 첫 골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높다.

조재진(185㎝ 81㎏)과 아데바요르(190㎝ 70㎏)는 체격 조건은 비슷하다.

장신을 이용한 고공 플레이의 위력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플레이 스타일은 딴판이다.

조재진이 타깃형 스트라이커에 가깝다면 아데바요르는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특유의 유연성과 개인기로 직접 공격의 활로를 뚫는 스타일이다.

아데바요르의 이런 성향은 최근 토고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조재진은 A매치 21경기에서 5골을 넣었다.

아데바요르는 29경기에 나서 12골을 터트렸다.

독일 월드컵 지역예선만 보면 조재진은 두 경기에만 교체 출전해 무득점에 그친 반면, 아데바요르는 12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팀내는 물론 아프리카 지역 최다골인 11골을 몰아넣는 등 무시무시한 골 결정력을 선보였다.

최근 보너스 갈등과 이로 인한 감독 교체 등 어수선한 팀 분위기 속에서도 토고를 얕잡아 보기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이유도 아데바요르 때문이다.

17세이던 2001년 FC메스 1군에 합류, 본격적인 프로 생활을 시작한 아데바요르는 데뷔 첫 해인 2001-2002 시즌 10경기에서 2골을 기록했다.

2002-2003 시즌엔 34경기에서 13골을 몰아넣어 2부 리그 득점랭킹 2위에 오르며 한 시즌 만에 팀을 다시 1부로 올려 놓았다.

이후 AS모나코로 이적, 2003-2004시즌부터 두 시즌 동안 정규리그에서 17골(65경기)을 기록했다.

그는 올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로 이적한 뒤로도 13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대표 출신인 조재진도 올 시즌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12경기에 출전해 8골2도움을 올리는 등 골 감각만큼은 결코 아데바요르에 뒤지지 않는다.

선배 안정환(30.뒤스부르크)을 제치고 독일 월드컵 첫 경기 선발 출전기회를 잡은 조재진은 "내 자신도 놀랄 만큼 컨디션이 좋다.

두려움이 없는 만큼 많이 부딪혀보고 싶고 골 넣을 자신도 있다"며 토고 격파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항상 골을 넣는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고도 말했다.

보너스 파동의 '주동자' 중 하나로 알려진 아데바요르는 "월드컵 무대에서 우리는 승리에 배고파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며 전의를 다시 되살리고 있다.

그는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축구대회다.

아프리카를 대표한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축구화 끈을 조여맸다.

(방겐<독일>=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