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험한 것은 우리의 내부적인 분열이다."(6월7일 세계한인회장단 다과회)

"우리 정치에서 아직도 선악의 개념으로 모든 것을 구분하는 문화가 남아 있다. 상대가 이기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 이제 그런 단계는 넘어가야 될 시기이고 타협과 화합의 정치가 필요하다."(6월9일 '6·10항쟁' 관계자 만찬)

"이제 분열을 끝내고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대화로 설득하고 양보로 타협할 줄 알아야 한다. 끝내 합의를 이룰 수 없어도 상대를 배제하거나 타도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6월6일 현충일 추념사)

5·31 지방선거 후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내용과 '용어'들이 상당히 달라지고 있다. 화합,타협,단결이란 '단어'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표현과 화법에 대해 여권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큰 그림에서 임기 마무리 작업에 들어선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도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퇴임 후 활동과 평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통합의 정치를 지향하고 벌여온 일을 마무리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간 '분열의 정치''갈등의 정치''편가르기 화법'이란 비판을 적잖게 들어왔다. 청와대는 이런 여론이 최근까지도 적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임기 마무리까지 이런 비판에 매몰될 수 없다는 자성론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의 잇단 화합·통합론,관용론에도 불구하고 "(권력의) 하산길을 앞두고 진정으로 화합을 모색하나"라는 기대섞인 시각과 "본인부터 잘하면 모두 잘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