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중국 음식점을 고르는 요령이 있다.

우선적으로 화교출신이 운영하는 곳인지를 봐야 한다.

일본 사람이 김치찌개를 잘만들기 어렵듯이 중국 음식 역시 화교들이 한국 사람들보다 맛나게 하기 마련이다.

화교출신이 하는 중국 음식점을 알아내기는 쉽다.화교들은 상호앞에 거의 예외없이 ‘화상(華商)’이라고 써 붙인다.

이것만 유심히 보고 들어가도 실패 확률이 낮아진다.그러나 화교 운영 중국식당이 모두 맛있는 것은 아니다.

화교는 카운터에만 앉아 있고 주방일은 직원들을 시키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맛이 들쭉날쭉하기 일쑤다.

서울 중구 회현동에 있는 '야래향'(02-752-3991)에 가면 화교 주인이 모든 메뉴를 직접 요리하고 있어 정통 중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

14년간 같은 상호로 회현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중 주변이 재개발되면서 동부이촌동으로 옮겼다가 1년6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다.

문을 연 지 한 달이 채 안 됐다.

기존 단골뿐만 아니라 음식 동호회 사이트에 '야래향'의 컴백이 화제가 될 정도로 미식가들 사이에 명성이 높은 곳이다.

코스요리도 있지만 일품요리를 주문해서 먹어보길 추천한다.

느끼하고 걸쭉한 중식요리에 익숙해진 고정관념을 단번에 깨버린다.

모든 이들에게 복을 준다는 전가복이 대표메뉴다.

해삼 가리비 새우 송이버섯 갑오징어 등 신선한 재료들이 듬뿍 들어가 있다.

해삼은 미끄러지듯이 입속으로 빨려들어가 오물오물 씹어먹는 맛이 재밌다.

빨갛게 양념된 해산물은 쫄깃쫄깃하면서 입에 착착 맞는다.

마와 청경채 등 야채도 싱싱하다.

5만5000원짜리 작은 것을 시키면 3∼4명이 먹을 수 있다.

'마늘소스 왕게 다릿살'(5만원)도 인기메뉴다.

두툼하게 살이 붙은 킹크랩을 튀긴 다음 매운 고추로 간을 했다.

1인당 3개 정도가 적당하다.

맛있다고 식탐을 부리면 느끼함으로 끝날 수 있다.

'난자완스'(2만8000원)도 훌륭하다.

다진 돼지고기를 너무 맛나게 튀겼다.

전라도 명물인 '떡갈비'를 먹는 기분까지 들어 한국사람 입맛에 그만이다.

미식가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은 탕수육(1만8000원).정성을 들여 튀긴 흔적이 느껴진다.

바삭바삭한 맛이 탕수육의 새로운 맛을 경험케 한다.

탕수육은 처음 몇 번 집어먹을 때만 바삭하다가 절반쯤 먹고 나면 물러 퍽퍽해져 버리지만 끝까지 바삭함이 살아 있다.

소스도 케첩이나 과일소스를 듬뿍 넣는 식이 아니라 당근 파 양파 등을 재료로 식초 설탕 간장을 사용하는 등 옛날식으로 만들려고 애썼다.

주문할 때 탕수육과 소스를 따로따로 달라고 해서 먹는 게 낫다.

식사메뉴도 모두 훌륭하다.

특히 얼큰하면서 개운한 국물 맛을 자랑하는 굴짬뽕이 인기다.

굴 새우 가리비 등 해산물이 풍성하게 들어 있다.

불맛이 살아 있는 볶음밥도 강추다.

자장면도 깔끔하면서 입에 착착 맞는다.

야외석도 있고 손님 접대용 2층룸도 갖췄다.

접대를 받은 손님이 맛있게 먹고 주말에 가족들을 데리고 온단다.

설날과 추석 명절 외에 연중무휴다.

지하철 4호선 회현역 1번 출구로 나와 렉스호텔이 있는 골목으로 50m가량 들어가면 오른편에 위치해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