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김영남씨(44)와 남측에 있는 모친 최계월씨(82)의 상봉이 성사될 전망이다.

김씨가 1978년 고등학생 때 납북된 후 28년 만이다.

통일부는 8일 북측이 이종석 장관에게 전화통지문을 보내 6·15공동선언 6돌을 기념해 19~30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특별 상봉 행사에 김씨 모자를 포함시키겠다는 방침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얼마나 고생했겠느냐면서,안아주고 쓰다듬어 주고 싶다"며 감격해했다.

정부는 지난 4월 장관급회담에서 북측에 김씨 문제를 처음 제기했으며 당시 북측은 "해당 기관이 (김씨의 존재와 생존 여부를) 조사 중이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남북은 이번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400명의 명단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김씨 이름을 뺀 399명만 확정한 후 적십자회담 등을 통해 김씨 문제를 따로 협의해왔다.

정부는 김씨 모자의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김씨가 납북 피해자임을 부각시키지 않는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남 통일부 사회문화교류국장은"이번 상봉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성사된 것으로 정치적 정략적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측은 전화통지문에서 "남측 내부에서 김영남과 그의 어머니의 상봉을 앞두고 그에 난관을 조성하는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귀측 당국이 책임적인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