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의 실적개선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카드회사들은 포인트 적립,무이자할부 행사,선할인카드 출시 등을 통해 적극적인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너무 일찍 '건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카드업계는 "리스크관리 역량이 향상됐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에서 마케팅을 확대하는 게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포인트마케팅

올 들어서 카드사들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쪽은 포인트 마케팅 분야다.

결제액의 일정금액을 포인트로 쌓아줘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포인트 마케팅은 회원들의 카드이용횟수를 늘려 로열티를 높여주는 효과를 낸다.

때문에 카드사들은 6월 들어 잇따라 포인트 적립 관련 이벤트를 마련해 고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LG카드는 자사 여행서비스 'L-클럽'에서 오는 6월 말까지 20만원 이상어치를 결제한 고객 중 총 176명을 추첨,1등 myLG포인트 100만포인트(1명) 등 총 900만포인트를 제공한다.

삼성카드는 카드결제액을 최대 40%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더블 페이백(Payback)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1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TGIF,미스터피자,씨즐러 등 전국 450여개 외식업체에서 삼성카드 포인트로 결제 시 적용된다.

현대카드는 여행 및 레저 특화카드인 W카드의 포인트 적립을 최근 강화했다.

이동통신 3사 이용고객이 휴대폰 통화요금을 현대카드W로 자동이체 신청하면,매월 자동이체 결제 금액의 5%를 W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롯데카드는 지난 3월부터 종전까지 따로 쌓아주던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포인트제도를 통합,운영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오는 22일까지 톱포인트 체험단을 모집키로 했다.

그동안 카드사들이 전반적인 서비스나 상품을 대상으로 한 고객체험단을 모집한 경우는 있었지만 포인트만을 위한 별도의 체험단을 모집하는 것은 비씨카드가 처음이다.


○제휴마케팅

카드사들은 유통이나 외식업체 등과의 제휴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요즘에는 카드회원들이 하나의 카드로 최대한 많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입맛'이 길들여지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외환은행이 선보인 '더 원'카드다.

이 상품은 종전 외환은행의 카드상품들이 주유서비스와 테마파크 할인서비스가 취약하다고 판단,이 부분을 강화해 새롭게 선보인 것이다.

이 카드로 GS칼텍스 주유소에서 기름값을 결제하면 일요일에는 ℓ당 80원,그 외 요일은 40원의 할인혜택을 받을수 있다.

회원 가입행사가 진행되는 오는 8월 말까지는 매주 토,일요일에는 ℓ당 100원 할인 폭이 적용된다.

특정 계층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에 대한 혜택을 강화한 상품들도 나오고 있다.

비씨카드의 프리마돈나 카드는 여성고객들이 좋아할만한 서비스 30여가지를 특화시킨 상품이다.


○선할인 마케팅

최근 들어 카드업계에 확산되고 있는 주요 마케팅트렌드 가운데 하나가 선(先)할인 마케팅이다.

선할인마케팅은 물건을 살 때 일정금액을 할인 받은 뒤 나중에 신용카드 포인트로 갚아나가게 하는 것.애초 전업계 카드사들이 자동차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선을 보인 것인데,요즘은 은행들도 자사 카드에 이 서비스를 담고있다.

대상 품목도 자동차를 넘어 가전제품,휴대전화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쌍용캐피탈과 업무제휴 조인식을 갖고 자동차 구입시 최대 50만원이 선할인되는 쌍용캐피탈 오토플러스 카드를 내놨다.

선할인의 '원조'는 지난 2003년부터 서비스를 실시한 현대카드M.현대·기아자동차 구입시 20만∼50만원씩 미리 할인받고,카드결제 때마다 결제액의 2%씩 적립되는 세이브 포인트로 갚아나가는 서비스를 앞세워 현대카드M은 단일 카드 상품으로는 최대인 35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르노삼성차를 대상으로 선할인을 해주던 삼성카드는 최근 지엠대우와도 손을 잡았다.

대형차인 스테이츠맨은 50만원,그 외 차종은 30만원이 각각 할인된다.

신한카드의 탑스오토 뉴플래티늄카드는 제조회사(외제차 포함)에 상관없이 대우캐피탈 할부금융을 이용한 고객이 차량대금을 100만원이상 결제하면 50만원을 미리 깎아 준다.

선할인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강제성'이다.

미리 가격을 깎아주지만 해당카드를 꾸준히 사용해야만 포인트가 쌓이고,그 포인트로 선할인된 금액을 갚아야 한다.

해당 카드만을 쓰게 해 로열티를 높이는 일종의 '족쇄 마케팅'인 셈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