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가 물에 빠지면 붕어밥이 되고,상어가 뭍에 올라오면 쥐에게 물어뜯긴다."

우남균 LG전자 중국지역 총괄 사장은 지난 5일 저녁 중국 베이징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의 중국사업 전략을 이같이 표현했다.

중국 내수시장을 놓고 현지 업체와 출혈경쟁을 지양하는 대신 LG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LG를 비롯한 중국 진출 해외 기업들의 딜레마,즉 매년 큰 폭의 매출 성장을 달성하고 있지만 순이익은 턱없이 낮은 후진적 사업구조를 벗어나기 위한 처방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LG전자의 '중국 사령탑'을 맡은 우 사장은 가전과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차별화한 사업 모델을 전개,오는 2010년에는 지금보다 3배 이상 많은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중국 비즈니스를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닌 R&D(연구개발) 기능을 수행하는 사업기지 개념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중국 선양시와 합작으로 세운 자회사에 근무하는 중국 연구인력이 한국에서 기술을 배워 만든 제품을 LG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브라질 등에 수출하고 있다는 것.

똑같은 품목에서 중국 기업과 경쟁할 경우 치열한 '레드오션'에 빠질 수 있지만 이 같은 중국 내 파트너를 통해 협력관계를 확대하면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다고 우 사장은 강조했다.

다음은 우 사장과의 일문일답.

-중국 사업의 어려운 점은.

"중국의 경제 기조가 수출과 성장 위주에서 수출과 내수의 조화로운 발전으로 바뀌면서 중국에 진출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의 '하드웨어' 실력은 우리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중국 기업들과 악쓰며 싸워서는 안 된다.

이기기도 힘들고,이겨도 먹을 게 많지 않다.

중국을 글로벌 시장의 일부로 보고 차별화한 영역을 개발해야 한다."

-중국 시장에서 LG의 차별화 전략은.

"레드오션에도 접근 방법의 차이와 사업 모델의 차별화에 따라 블루오션을 발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하드웨어만 갖고서는 더 이상 중국과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서비스를 결합해 사업 모델을 차별화·고차원화하고 새로운 솔루션을 내놓아야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국내에서 LG의 성장동력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LG의 성장엔진은 아직 고장나지 않았다.

가전 분야에서 차별화한 제품을 갖고 있고,평면 디스플레이 패널 솔루션도 확보하고 있다.

또 지상파 DTV 특허를 제대로 활용하고 GSM 휴대폰의 실행력을 보완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목표는.

"오는 2010년에는 중국 시장 내 '메이저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이동단말과 디지털 TV 사업에서 선두권으로 도약해 지금보다 3배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베이징=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