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직원들은 요즘 신바람이 났다.
그동안 어렵게만 여겼던 CEO 김창근 부회장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독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SK케미칼 직원들은 개인적으로 그려본 회사의 비전과 여러 고민들을 CEO와 함께 나누며 주인의식을 키우고 일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있다.
6일 SK케미칼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지난 5월부터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구성원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격식을 없앤 '독대 미팅'을 매일 진행하고 있다.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하루 2∼3명을 자신의 방으로 초대,릴레이 미팅을 갖고 있으며 이 시간에는 가급적 전화도 받지 않는다는 게 SK케미칼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를 인용해 "그동안 외부 도전에 적절히 응전한 결과 SK케미칼이 변신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도전과 응전을 해나가자"고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시간에 오간 구체적인 대화는 당사자만이 안다.
미팅을 마치고 나오는 사원들의 표정은 가지각색.큰 부담을 안고 들어갔던 어떤 부장은 쉽게 이야기가 끝났는지 한결 가벼운 모습으로 나오는가 하면 일부는 무거운 숙제를 받은 듯 고민의 빛이 역력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김 부회장은 지금까지 부장급 40여명과 독대 미팅을 가졌으며 상반기 중에 총 100여명과 만날 계획이다.
그는 릴레이 미팅을 갖는 취지에 대해 "기업의 CEO는 끊임없이 대화를 나눠야 한다.
이메일이나 서면 보고는 물론 동일한 호흡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비즈니스의 처음과 끝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CEO의 방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누구나 CEO의 방을 노크하기는 쉽지 않다"며 "그래서 CEO가 먼저 문을 열고 구성원을 방으로 초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